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이런 인연이...' 11년전 넥센에서 시구한 소년과 받은 포수, 감독이 모두 LG에서 함께(feat 상대편 3번 타자)[인천 코멘트]

by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14년 넥센 히어로즈가 시행한 '어린이 투수왕 선발대회' 이벤트에서 우승을 한 어린이가 시구를 했다. 그리고 11년 뒤인 2025년 그 소년이 LG 트윈스의 선발 투수로 던지고 있다. 그런데 11년전 시구를 받은 포수가 LG에서 함께 뛰고 있고, 그때 시구를 봤던 넥센 감독도 지금은 LG 감독으로 앉아 있다. 이런 것을 인연이라고 하는 것일까.

그 시구의 주인공은 바로 '1선발 같은 5선발'로 LG의 선발진을 든든히 받치는 송승기다. 송승기는 안산 삼일초 6학년 때인 2014년 8월 15일 목동에서 열린 두산-넥세전에서 시구를 했었다. 키움의 유튜브 영상에 당시 인터뷰와 시구 연습, 시구 장면, 시구 후 인터뷰가 그대로 남아있다. 지금과 거의 같은 얼굴인 앳된 송승기 어린이는 당시 넥센이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어린이를 뽑는 '어린이 투수왕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었다. 송승기는 90㎞를 던져 우승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넥센의 감독이 염경엽 감독이었고, 송승기의 시구를 받았던 선발 포수는 박동원이었다. 시구 후 박동원이 송승기에게 공을 건네주고 송승기가 90도로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송승기는 당시에 대해 묻자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이벤트였는데 시구를 하고 싶어서 선수인것을 숨기고 참가해서 1등을 했었다"고 웃으며 "시구자가 된 뒤엔 선수라고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다"라고 했다.

사실 염 감독이나 박동원은 송승기 어린이에 대해 기억이 없었다. 염 감독도 송승기의 시구가 화제가 되자 아내분을 통해 봤다고.

송승기는 이후 매향중고 야탑고를 거쳐 2021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그리고 2022시즌이 끝난 뒤 염경엽 감독이 새 감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고, 박동원이 FA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다.

송승기는 "감독님과 박동원 선배님이 오신 걸 보고 나중에 시구한거 말씀드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두 분을 만나기 전네 군대를 가서 말씀을 못드렸다"고 했다.

11년전송승기의 시구를 본 LG 선수가 한명더 있었다. 상대팀이었던 두산 베어스의 3번 타자 김현수는 이제 베테랑으로 송승기와 함께 LG의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송승기는 6⅔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의 쾌투로 시즌 5승째를 거뒀고, 김현수가 5회초 2타점 안타를 치며 송승기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