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의 한 대학이 생리 휴가를 내려는 여학생에게 진단서를 제출하거나 바지를 내려 증명하라고 요구해 공분을 사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베이징 공과대학교 겅단 캠퍼스의 여학생 A는 최근 온라인에 이같은 주장을 했다.
A는 소셜미디어에서 "생리 휴가를 요청하던 중 직원이 생리 중임을 증명하기 위해 옷을 벗으라고 요구했다"며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에서 학생은 "생리 중인 모든 여성이 바지를 벗고 병가를 요청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항의했고, 직원은 "그것이 규정"이라고 했다.
이후 학생은 규정에 대한 공식 문서를 요청했지만, 직원은 응답을 피하며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오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대학 측은 성명을 통해 "직원은 절차에 따라 행동했으며 학생의 동의를 얻어 추가 진단을 진행했다. 어떠한 도구나 신체 검사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학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규정은 새롭게 도입된 것이 아니라, 일부 학생들이 병가를 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달에 네다섯 번씩 병가를 요청하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절차가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A는 결국 병원을 방문해 학교에서 요구한 진단서를 제출하고 병가를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여학생들이 생리 기간 동안 병가를 요청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정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터무니없다", "굴욕적이다", "설사를 하면 학교 의사 앞에서 증명해야 하느냐"고 조롱하기도 했다.
한 법률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해당 절차는 학생의 프라이버시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며 여성 권익 보호 법률을 위반했다"면서 "의료 기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해도 개인의 존엄성을 크게 해치는 행위이며, 교육 기관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공개 사과와 정신적 피해 보상, 행정적 처벌이 필요하다"며 대학 측의 책임을 촉구했다. 해당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교 측의 추가적인 입장 발표가 주목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