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식단으로 꼽히는 지중해식 식단은 지중해 연안 그리스, 이탈리아 남부, 스페인 등지에 사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섭취하던 식단이다.
콩 등 통곡물, 채소, 과일을 중심으로, 올리브 오일을 주요 지방 공급원으로 사용하며 생선, 유제품(치즈와 요구르트) 적당량, 붉은 고기는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혈당 및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며 항산화력으로 염증 반응 조절 및 성인병 예방,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지중해식 식단이 유전적으로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미국 하버드 T.H.챈 공중보건대학원 및 MIT·하버드대 브로드연구소 위시 류 박사팀의 연구결과다.
노인층 인지 저하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는 유전성이 최대 80%로 추정될 만큼 유전적 요소가 강하다.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요인은 노년기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APOE4 변이 유전자다. APOE4 변이 유전자가 1개인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3~4배 높고, 변이 유전자가 2개(APOE4 동형접합자)인 사람은 위험이 12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위험을 줄이고 인지 건강과 관련된 혈액 대사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호사건강연구(NHS)에 참여한 여성 4215명의 데이터(1989~2023년)와, 1993~2023년 진행된 보건 전문가 추적 연구(HPFUS)에 참가한 남성 149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식품 섭취 빈도 조사를 통해 지중해식 식단 실천 점수에 따라 참가자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누고 혈액을 채취해 대사산물을 조사했다. 또 유전자 데이터를 사용해 각 참가자의 알츠하이머병 유전적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APOE4 변이 유전자가 2개인 사람 중 지중해식 식단 이행 점수가 상위 3분의 1인 그룹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23% 감소했다. 유전자가 1개인 그룹은 위험이 10%가량 낮아졌고, APOE4 변이 유전자가 없는 그룹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지중해식 식단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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