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서 개도국 선수 초청훈련
(평창=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때 썰매 불모지였던 한국과 자메이카 선수들이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영양가 높은 합동훈련을 펼치고 있다.
20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 육상장에서는 한국과 자메이카의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자메이카 대표팀 코치의 구령에 맞춰 양 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스타트 연습을 했다.
쏜살같이 달려 나간 거구의 선수들이 충격 흡수 쿠션이 설치된 반대편 벽에 부딪칠 때마다 어디에서 공사라도 벌이는 듯 '쿵! 쿵!' 소리가 났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썰매의 동력은 '발'이다. 얼마나 폭발적으로 스타트하느냐가 전체 스피드의 8할을 결정한다.
스타트에서 0.01초를 단축하면, 전체 기록은 0.02~0.03초 좋아진다고 한다.
자메이카는 단거리 육상의 세계적인 강국이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디?도 트레이시와 아다나 존슨 역시 단거리 육상 선수 출신이다.
특히 트레이시의 100m 최고 기록은 9초96으로 한국기록(10초07)보다 빠르다.
자메이카 대표팀이 한국에 온 건 대한체육회의 개발도상국 선수 초청 합동훈련 사업을 통해서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유산인 올림픽슬라이딩센터를 아시아 썰매 저변확대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KBSF)은 올해 3번째로 개도국 선수 초청 합동훈련을 계획하면서 파트너로 자메이카 대표팀을 불러들였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한국 대표팀과 함께 열흘여 동안 훈련을 하며 썰매 스타트 방법과 썰매에 맞춰진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을 배운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는 썰매 종목의 중심인 유럽과 북미에서 멀리 동떨어져 있지만, 시설만큼은 최상이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처럼 트랙 주행과 실내 스타트 연습, 육상 연습을 한 곳에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설은 드물다.
올해 합동훈련에선 한국 선수들도 배울 게 많다. 이날처럼 자메이카 선수들로부터 폭발적인 스타트 비법을 배운다.
말 그대로 이번 합동훈련은 '윈윈'인 셈이다.
현장에서 훈련을 총괄 지휘한 원윤종 KBSF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스프린터들이 가지고 있는 초반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봅슬레이를 타는 데에 굉장히 적합하다. 다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썰매를 잘 끌기 위해선) 체중을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해야 한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그런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메이카 썰매 대표팀은 영화 1990년대 히트 영화 '쿨러닝'으로도 유명하다.
이 영화가 봅슬레이에 입문하게 된 계기 중 하나라는 원 위원장은 "자메이카 썰매 선수들의 도전정신은 귀감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자메이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합동훈련을 통해 육상 기술까지 배울 수 있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트레이시는 "한국 스포츠의 기반 시설은 환상적인 수준이다. 전에 본 적이 없는 것들을 정말 많이 봤다. 한국 썰매가 지금까지 온 길을 계속 걸어간다면, 굉장한 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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