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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착한 여자 부세미' 장윤주 "악녀 연기에 나도 모르게 '씨X'..내가 봐도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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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장윤주(45)가 악녀를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장윤주는 6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지니TV 오리지널 '착한 여자 부세미'(현규리 극본, 박유영 연출)의 종영 인터뷰에 임했다. 장윤주는 "사실 저희가 촬영이 끝나자마자 다들 '왜 저래' 싶을 정도로 '발리 가자!'를 외쳤다. 잘 되자는 의미의 얘기였지만, 저는 옆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저렇게 발리 가자고 하고 이래도 되나 싶어서 '워워워'하고 있었는데 마음은 저도 '발리 가자!'였지만 소리는 치지 못하고 조용히 있었다. 시청률을 볼 때마다 난리가 났었다. 이런 적이 없고, 대이변이라면서 다들 좋아했다. 근데도 저는 좀 신중한 편이고, 막 일희일비하지 않기 때문에 '워워'를 지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윤주는 '부세미'를 통해 악역의 얼굴을 장착하고 연기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러나 제안을 받고는 출연을 망설였다고. 장윤주는 "대본을 받았을 때 1, 2부의 임팩트가 있었다. 첫회부터 '영란아 나랑 결혼하자'고 하는데, '왓?'하며 싹 빨려들어서 재미있게 봤다. 그럼에도 가선영이라는 캐릭터를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전에도 악역 비슷한 캐릭터들이 몇 번 들어오기는 했는데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는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으면 그걸 하겠지만, 사실 들어왔다고 해서 다 하지는 못 한다. 성격상 집요하게 할 수 없다면 시작도 안 하는 편이라, 악역이 들어올 때는 거절을 하다가도 이번에는 감독님이 저를 꼭 만나보자고 하셔서 만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장윤주는 "감독님께는 '가선영보다는 유치원 원장님이 낫지 않겠냐'고도 했었는데, 감독님은 20대 초반 제가 패션쇼 무대에 섰을 때를 보셨다고 하더라. 그때 감독님은 패션쇼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아르바이트를 하셨던 거다. 그분도 나도 그때는 20대였고, 그때 저를 보고는 '진짜 카리스마 있다'는 기억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에 제가 찍은 '최소한의 선의'라는 영화에서도 '무표정한 선생님 역할을 하네'하면서 가선영은 장윤주가 잘 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단다. 사실 방송사와 제작사에서는 의아해하셨다고 하더라. '괜찮을까요?'하면서. 제가 가진 코믹한 이미지가 있으니까. 그런데 감독님이 계속 '이분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득을 하셨고, 저도 제가 누워도 될 판인지 고민을많이 하고 망설여져서 감독님께 가선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듣고 래퍼런스를 받았다. 감독님도 후반 대본이 나오기 전에 가선영의 전사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써서 보내주셨다. 제가 고민을 하다가 '이분이라면 믿고 가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 고민고민 끝에 하겠다고 결정을 내리면 그때부터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완벽주의자 스타일인데, 정말 열심히 노력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장윤주는 극중 라이벌인 전여빈과는 두 시간씩 통화를 하면서 역할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장윤주는 "여빈 씨와는 1, 2회에 붙고 그 뒤로는 한동안 없다가 10회에 다시 만나는데, 촬영 전쯤에 저도 되게 큰 역할을 처음 하다 보니 막 미친듯이 감독님과 소통을 하다가도 10부가 되니 '내가 잘하는 건가' 의심이 들더라. 그러면서 여빈이랑 붙는 신이 확 부담이 됐고, 그래서 긴 통화를 하게 됐다. 여빈이는 워낙 긍정적인 친구라서 '언니가 가선영을 10부까지 하면서 낸 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걸 스스로 믿고 가보면 좋지 않을까'하는 얘기도 해줬다. 연기적으로는 여빈이가 저보다 더 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은 선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완성한 가선영은 장윤주의 인생캐가 됐다. 장윤주는 "모든 신이 놀라운 얼굴이었다. 내가 봐도 무서웠다. 드라마를 보면서 '나한테도 저런 얼굴이?'하면서 봤다"며 "저는 연기를 할 때 이 사람이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고 하지 않았다. 나와 크게 다른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도 마음 속으로는 누군가를 참 많이 죽였잖나. 저는 가정 안에서도 평화롭고 제 삶의 풍파나 그런 게 있지 않다 보니까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본 것 같다. 실제 자극이 필요한 순간에는 리얼한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감정이 격해질 때에는 실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는 설명. 자윤주는 "동생을 때리는 신에서는 '나 잘 때려. 손 매워' 이러면서 첫 테이크에 진짜 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너무 세게 때린 거다. 그래서 진짜 아파하는 얼굴을 보며 너무 미안해서 NG를 내기도 했다"면서도 "감정이 격해지면서 뒤에 '씨X'을 붙어야 할 것 같은데 이게 방송이기에 나갈 수가 없더라. 실제로는 더 많이 했다. 촬영할 때는 나도 모르게 '씨X'이 나오는 거다. 대사에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있어서 감독님이 빵 터지면서 '잘 때리는데 욕도 잘하네'라고 하셨다"고 했다.

가족들의 반응도 리얼했다. 장윤주는 "엄마는 전화가 와서는 '아이고야 무섭더라'면서 '마지막에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죽이냐'고 하시더라. 마치 제가 진짜 죽인 것처럼. 남편은 그런 부분에서는 냉정함이 있어서 제가 '어때? 잘했어?'하면 '괜찮아. 좋았어'라고 한다. 그러면서 '여보! 왜 그랬어?'하는 정도의 농담은 한다. 딸은 아직 15세가 아니라서 못 봤다. 나중에 좀 크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엄마가 너무 죽여서"라며 웃었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인생 리셋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하는 범죄 로맨스 드라마. 장윤주는 극중 최종 빌런인 가선영을 연기하면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역대급 악역을 선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장윤주의 활약에 힘입어 '착한 여자 부세미'는 7.1%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