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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PC의 여운, 그 느낌 그대로…경주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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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열기가 식지 않았다.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2025 APEC 정상회의(APEC 정상회의)가 진행됐던 경주, 세계적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이재명 대통령 등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이 한곳에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눴던 곳.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는 경주의 품 안에서 '화합'과 '대통합'으로 발현했다. 그렇게 경주에서 재해석된 'K-문화'는 세계 각국 정상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경주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건 그때가 아닌 지금, 내가 가야 할 이유일지도 모른다.

K-컬처 확산 전도사 역할 톡톡

3050세대에게는 수학여행지로만 여겼전 던 경주다. 제대로 둘러보지도 않았지만, 그저 익숙해 잊고 있던 곳은 이제 힙한 감성으로 무장한 '1020세대'의 놀이터가 됐다. 곳곳에서 마주하는 왕릉, 이색 먹거리와 이색 숙소들, 이색 카페와 경주의 명물이 된 놀이동산 이월드, KTC의 편리한 접근성까지 더해져 차 없이 편안하게 놀다 올 수 있는 곳이 됐다.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의 빚어낸 K-문화의 울림은 세계인의 뛰는 심장을 자극해 그들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APEC 정상회의 개최지라는 명성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경주는 한국의 문화 중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계 속 K-문화를 알리는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쉽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경주는 APEC 정상회의 개최와 이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방한객이 많은 주요 22개국의 소셜 및 온라인채널, 검색 엔진 등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 기간 및 이후 4일 포함해 '경주'와 관련해 언급된 데이터 분석 결과, APEC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된 소셜 언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다. 방탄소년단(BTS) RM의 기조연설, 지드래곤의 환영 만찬 공연, 공식 만찬 사회에 나선 차은우 등 K-팝 스타들의 활약에 대한 긍정 언급이 많았다. APEC 정상회의 개최 전 경주의 소셜 연관어는 전통적, 휴식, 여유로움 등이었지만 개최 후 '화사함'이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K-뷰티와 K-푸드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K-뷰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구글 트렌드 검색량이 4배 이상 상승했다. 올리브영, 아모레퍼시픽 등 뷰티 브랜드와 함께 퍼스널컬러 진단, AI 피부 진단 등 K-뷰티 체험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았다. K-푸드 분야에서는 APEC 정상회의와 연관된 음식이 주목받았다. RM이 기조연설에서 K-팝의 다양성을 '비빔밥'에 비유하며 언급량이 급증했고,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치맥 회동' 장면이 확산하며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동반 상승했다. 황남빵, '라면 푸드트럭'을 비롯해 김밥, 떡볶이 등 대중적인 분식류도 상위권에 올랐다.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화제가 된 기념품(굿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스토리를 담은 '경험'으로 소비되는 특징을 보였다. 태국 소셜 데이터에서는 '갓'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외교 선물인 '금관'도 화제를 모았다. 최근엔 모 금융사에서 경주의 외국인 소비량이 급증했다는 보고서도 냈다.

보문호에서 즐기는 여유 '소노캄 경주'

경주의 볼거리는 다양하다. 왕릉을 비롯해 불국사와 석굴암, 동궁과 월지, 첨성대, 경주박물관, 천마총.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고, 역사의 흔적으로 가득 찬 곳이다. 어디가 좋다느니, 어디에 가서 뭘 먹어야 한다는 뻔한 이야기는 12월에 소개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즈음, 더욱 분위기 있는 경주의 매력을 담을 예정이다.

가을 경주 여행의 키워드는 하룻밤, 화사한 여유다. 가을 분위기를 느끼며, 많은 것을 하지 않고 여유로움 가득하면서도 경주에 왔음을 느끼는 방법. 앞으로 경주를 방문할 여행객을 위해 그동안 경주의 유일한 단점으로 꼽히던 숙박 선택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묵었던 숙고를 고르는 재미도 있겠지만, 가장 최근 리모델링을 한 소노캄 경주에 묵었다. 가격은 조금 있지만 APEC 정상회의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함께 세심한 신경을 쓴 곳에서의 하룻밤은 특별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특히 경주 보문단지 내 보문호의 아름다움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고급 숙박시설이 갖춰야 할 편리성, 청결성을 비롯해 직원들의 세심한 배려는 휴식의 질을 높인다.

경주 소노캄은 총 418객실로 구성됐다. 패밀리부터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등 객실 형태가 다양해 여행객의 수를 고려한 맞춤 선택이 가능하다. 펫 객실도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도 가능하다. 소노캄 경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실내 디자인이다. 한지 창호와 툇마루, 디딤돌 등 전통미가 가득하다. 보문호 중간에 있어 경주의 풍경이 객실 안으로 쏟아진다. 경주의 많은 여행지를 놔두고 두고 소노캄 경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도 아깝지 않은 이유다.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단조로움은 웰니스 풀앤스파를 마주한 순간 사라진다. 웰니스 풀앤스파는 신라시대 별궁과 정원인 동궁과 월지를 본떠 만든 일종의 수영장이다. 실내와 실외를 오갈 수 있어 사계절 맞춤형 즐길거리다.

소노캄 경주에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북카페도 마련됐다. 책장을 넘기며 따뜻한 음료를 곁들일 수 있고, 밤이 되면 심야 책방이나 북 콘서트 같은 프로그램이 열려 일상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소노캄

경주의 경험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따뜻한 차 한잔이다. 소노캄 경주를 운영하는 소노인터내셔널은 경주의 맛과 향을 담은 '청풍명월'과 '화양연화'를 객실에 제공한다. 각각 신은총 올데이티 대표가 엄선해 만든 차다. 조금 더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티 블랜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지루할 것 같은 티 블랜딩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도 막상 시작하면 집중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청풍명월과 화양연화는 단순히 입으로만 즐기는 게 아닌 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차다. 함께 즐기는 디저트 월궁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이재명 대통령이 맛을 보고, 칭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PEC 정상회의는 막을 내렸지만, 관광지로서 경주는 이제 시작이다. 많은 관광지를 소개하기보다 숙소를 우선 소개한 건 지방 관광의 약점으로 꼽힌 숙박시설도 이제는 달라지고 있음을 전달하기 위한 시작이다. 경주에는 소노캄 경주 외에도 APEC 정상회의 이후 많은 숙소의 시설이 환골탈태했다. 많은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잠자리 부족과 시설 노후화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는 먹거리, 많은 관광지를 보유한 경주에 활력을 붙어넣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