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고마웠어, 잠실!'
추억 가득했던 잠실체육관에서 마지막 올스타전이 펼쳐졌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8일 잠실체육관에서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진행했다. 만원 관중(8469명)과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의미가 깊다. 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로 잠실체육관도 철거 예정이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올스타전이다. 1979년 문을 연 잠실체육관은 그야말로 한국 농구의 산 증인이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 경기가 펼쳐졌다. 고려대와 연세대(가나다 순)의 '정기전'이 열린 곳이기도 하고, KBL 출범 초기 중립경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를 앞둔 KBL 10개 구단 사령탑은 물론, 선수들도 잠실체육관에서의 마지막 올스타전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특히 농구대잔치 시절 잠실체육관에서 농구 인기를 이끌며 수 많은 '오빠부대'를 양산했던 감독들은 잠시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모습이었다.
문경은 수원 KT 감독이 "연세대 다닐 때 이곳에서 4년 연속 고려대와 정기전을 치렀다. 연세대가 모두 다 이겼다"며 포문을 열었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그 당시 고려대에 다닌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할 말이 없다"며 '고려대 후배' 김낙현(SK)을 급히 찾기도 했다.
이상민 부산 KCC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정기전 경기를 보면서 '나도 꼭 한 번 뛰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연세대 들어가서 1991년 처음으로 정기전을 뛰었다. 그때 잠실체육관이 꽉 차 있었는데, 그때의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프로에 온 뒤 잠실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중립경기를 했었다. 1997~1998시즌 챔프 5~7차전을 여기서 했는데, 그때 우리가 이겨서 우승했다. 내게 잠실체육관은 정기전, 그리고 프로 2연속 챔프전 우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대전현대 시절이던 1997~1998, 1998~1999시즌 챔프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감독들은 이날 이벤트로 3점슛 콘테스트, 5대5 매치업 등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추억을 하나 더 선물했다.
'KBL 맏형' 함지훈(울산 현대모비스)에게도 잠실체육관에서의 기억은 특별하다. 그는 2009~2010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 모비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챔프전 최우수 선수(MVP)에도 선정됐다. 함지훈은 "내게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스타전을 잠실체육관에서 치르게 됐다"며 "더 좋은 체육관으로 바뀐다고 한다. 기대하겠다"며 웃었다. 이날 MVP를 거머쥔 네이선 나이트(고양 소노)도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이라는 것을 안다. MVP를 받아 더 행복하다. 평생 기억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잠실=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