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경제 용어 중엔 어려운 영어가 많다. 그냥 영어도 아니고 새로 생긴 신조어나 앞 글자를 딴 약어로 현상을 설명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현상이나 조류가 생길 때마다 신조어가 생겨나기 때문에 신경써서 찾아보고 알아두지 않으면 따라잡기 어렵다. 대신 용어뿐 아니라 경제 흐름까지 애써 찾아 읽고 공부해 두면 실생활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안내·지침)는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 결정을 포함한 통화정책의 방향을 미리 제시해 시장과 소통하고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금리 예측을 돕는 일종의 안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하는 점도표(Dot Plot),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3개월 금리 전망이나 통화정책 의결문,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 등이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경제 여건이 바뀌면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현 여건하에서 금리와 통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점을 어렴풋하게나마 제시해주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시장과 원활하고 부드러운 소통으로 정책효과를 극대화하면 좋으련만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처럼 시장을 갑자기 놀라게 하는 사건들도 종종 발생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벤 버냉키,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롬 파월, 심지어 '통화정책의 거장'(마에스트로)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도 시장의 기대와 다른 갑작스러운 메시지를 던져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작년 11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난데없이 '방향 전환'을 언급해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2024년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연 3.50%였던 기준금리를 2.50%까지 1.0%포인트(p) 내린 이후 동결해왔으나 시장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지 않자 강한 경고로 이를 바로 잡은 것이다. 단순한 발언 실수가 아니라 고도로 계산된 충격 요법이었던 셈이다. 이 총재는 2개월여가 흐른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당시는 환율과 부동산 가격이 너무 뛰는 상황이어서 욕먹을 각오를 한뒤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하가 계속될 건 아니라는 시그널을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한은이 켠 방향 전환용 '깜빡이 신호'를 좀 더 들여다보면 의미가 명확해진다. 작년 11월엔 금통위원 1명이 금리인하를 주장했지만, 이달 금통위에선 금리를 내리자는 의견이 자취를 감췄다. 3개월 뒤의 금리 예측도 11월엔 동결과 인하가 각각 3 대 3으로 대등하게 맞섰지만, 이달엔 인하 전망이 1명으로 줄었다. 이달 통화정책 의결문에선 '금리 인하 가능성'이라는 문구가 아예 삭제됐다.
한은은 이런 신호들을 통해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일까. 이 신호들은 하나같이 그동안의 통화완화 국면이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부진한 경기를 뒷받침하던 시기가 끝났다는 '방향 전환의 깜빡이 신호'다. 1,400원대 후반의 원/달러 환율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주식 시장에선 과열 우려가 나오는 데다 부동산과 가계부채는 불안하니 금리를 더 내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걸 말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 국면이 이어질 것이다. 금리 인상은 많은 고통과 저항을 수반한다지만, 인상이 아니라 인하에서 동결로만 바뀌어도 고통은 따라온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투자자들은 더 이상 전처럼 유동성이 뒷받침될 수 없음을깨달아야 하며, 특히 빚투족과 영끌족은 앞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어쩌면 '에브리싱 랠리'의 정점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동결 이후의 금리와 경기 방향은 신(神)이나 무속인만이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트럼프 시대는 언제 어떤 돌발변수가 튀어나와 발목을 잡을지 알 수 없는 극도의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동결 이후 한은은 다시 '비둘기'가 될 수도 있고 무서운 '매파'로 돌변할 수도 있다. 오직 통화정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달렸다. 그러니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엔 그저 중앙은행이 발신하는 신호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그 흐름에 맞서지 말고 따르는 게 최선이다.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나이 든 기자가 '코스피 5,000 시대'를 목전에 두고 김 빠지는 소리를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우리 투자자들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에서다. 누가 뭐래도 투자는 자기 책임이다. 1천400만 개미들의 '성투'를 기원한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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