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2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의 표정은 밝았다. "시즌 준비가 잘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전 세계 야구인들의 축제인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며 자국 대표팀의 전력에 경의를 표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 '50홈런-150타점' 위업을 달성한 KBO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디아즈지만, 도미니카 공화국 국가대표팀의 벽은 높았다.
디아즈는 WBC를 챙겨보고 있느냐, 대표팀에서 뛰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보고 있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조국을 대표해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아시다시피 도미니카 대표팀의 라인업은 정말 '어메이징'하다. 슈퍼스타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내가 만약 이탈리아나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났다면 가슴에 국기를 달고 뛸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며 농담 섞인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디아즈는 특히 파나마 대표팀의 경기를 언급하며 동료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후라도가 마운드에서 정말 잘 던져주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후라도는 파나마의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으로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디아즈의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은 베네수엘라를 7대5로 꺾고 조 1위를 확정지으며 예상대로 한국의 8강 상대가 됐다.
'팀 동료 구자욱이 타석에 서고, 도미니카 투수가 공을 던진다면 누구를 응원하겠느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디아즈는 정답을 써냈다. "솔직히 우리 팀 동료가 우선"이라며 입을 뗀 그는 "구자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마음속으로 '홈런 쳐라, 홈런!'이라며 간절히 응원할 것"이라며 '캡틴' 귀국 후 후환(?)을 제거했다. 하지만 이어 "도미니카가 이기는 것도 좋지만, 구자욱이 홈런을 친 이후에 다른 한국 선수들은 전부 삼진을 당해도 상관없다"고 덧붙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조국에 대한 애정과 팀 동료를 향한 끈끈한 의리 사이 밸런스 게임에서 디아즈는 완벽하고 유쾌한 정답을 내놓은 셈이다.
14일 열리게 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 '도미니카인' 디아즈가 지켜보는 가운데 삼성의 간판타자 구자욱은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까. 진짜 홈런을 치면 디아즈는 진심으로 기뻐할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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