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건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다. 한국은행의 설립 근거가 되는 한국은행법 제1조 1항은 '이 법은 한국은행을 설립하고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으로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한은법은 금융 안정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이는 1조 2항이므로 우선 순위를 따진다면 물가 안정이 앞서는 것으로 해석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두 가지를 목표(Dual Mandate)로 삼지만, 통상 물가를 희생하면서까지 고용을 살리는 정책을 펼치긴 쉽지 않은 것으로 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이어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브렌트유)를 돌파하면서 물가 급등의 파도가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급격한 물가 상승은 서민 생활의 고통을 초래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그러니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 세계 각국은 바야흐로 '물가와의 전쟁'에 나서야 할 판이다. 정부도 이미 석유 최고가격제나 각종 생활물가 담합 적발 등을 통해 물가 안정 총력전에 나섰다. 가능한 수단과 정책을 총동원해 물가 불안의 불씨를 초기에 진압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세부 대응책도 중요하지만 물가와의 전쟁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만큼 효과적이고 강력한 무기도 없다. 금리 인상을 비롯한 긴축적 통화정책은 물가 상승에 대처할 중요한 수단이다.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멈추고 동결 기조를 지속하는 것도 관세와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치솟을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은 18일 금리 동결 결정후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경제가 진전되지 않으면 금리 인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동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향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까지 논의했다고 파월은 소개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고개를 드는 걱정은 물가와의 전쟁을 앞둔 미국과 한국의 중앙은행이 임원진의 교체기를 맞아 자칫 공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오는 5월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미국 연준은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됐지만 몇 가지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파월에 대한 법무부 수사가 종료돼야 한다며 케빈 워시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후임에 대한 인준과 취임이 늦어지면 주요 통화정책 결정의 적기를 놓치거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월가에선 케빈 워시가 인준받고 취임해도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적기에 금리를 인상하며 물가 상승에 대응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시각이 많다.
한은도 이창용 총재의 임기가 한 달 뒤 만료된다.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일정이 빠듯하지만, 아직 연임 여부나 후임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일시 대행 체제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 총재에 이어 신성환 금통위원이 5월, 유상대 부총재가 8월에 임기를 마친다.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 7명 중 3명이 한꺼번에 바뀌는 셈이다. 통상 5명인 부총재보 중에서도 4명이 새로 선임돼야 한다. 수뇌부의 집단 교체다.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라 경제 구석구석까지 효과를 미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적절한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매번 금리조정 이후에 실기(失期·시기를 놓침)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관세에 이어 고유가로 물가가 치솟고 원/달러 환율은 이미 1,500원을 넘어섰는데 자칫 중앙은행의 인적 구성이 늦어져 통화정책에 공백이 생기는 건 안 될 말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앞서서 걱정하는 건 그만큼 한국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부진한 경기가 금리 인상을 제약하고 부동산과 가계부채가 금리인하를 막고 있는 상황을 뒤집어보면 언제라도 상황변화에 따라 인상이나 인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상황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물가와 금융을 안정시킬 책임이 있는 중앙은행에 손톱만큼의 공백도 생겨서는 안된다. 지금 우리 경제에는 그런 공백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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