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 15승을 할 수 있는 선발 투수,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거포. 그런 선수 덕분에 이기는 야구가 있는 반면, 다른 종류의 능력을 가진 선수가 승리를 이끄는 야구도 있다.
지난 주 LG 트윈스 구본혁이 그런 야구를 보여줬다.
4월 7일 LG와 NC 다이노스의 창원 맞대결. LG는 0-0으로 맞선 6회초 1사 1,2루에서 대타 구본혁이 좌중간 적시타를 쳤다. 원래 보내기 번트 작전였는데 LG는 강공으로 전환했다. 구본혁이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를 성공시켰고, 이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그 상황에 대해 구본혁과 이야기를 나눴다.
구본혁이 시도한 초구 보내기 번트가 파울이 됐다. NC 투수 김영규는 2구째에 앞서 LG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 2루에 견제 모션을 취했다.
그 상황에서 구본혁의 모습이 흥미롭다.
"제가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 사인이라고 해서 견제할 때 배트를 빼버리면 상대 시프트가 또 바뀌어 버릴 수 있으니까 상대팀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번트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구본혁은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배트를 빼서 2구째 직구를 때렸다. 타구는 2루베이스와 원래 유격수가 있는 위치 사이를 통과하는 안타가 됐다.
타자가 마음이 급해 빠르게 배트를 빼면 투수의 투구 동작이 시작할 때 수비진은 이미 번트 자세가 위장임을 알 수도 있다. 그런데 구본혁의 자세는 100% 번트 같아 보였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직전까지 번트자세를 유지했다. 구본혁은 슬래시를 시도할 때 어떤 식으로 타구 방향성을 설정했을까.
"저는 항상 1,2루 간을 보고 치기 때문에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 사인은 제 타격 스타일에 맞는 작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구본혁의 타격은 정타가 됐고, 1,2루 간으로 가는 진루타가 아닌 좌중간 적시타가 됐다.
"그 때 번트 사인보다 오히려 감독님이 슬래시 사인을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 번트 사인이 나왔다고 해도 구본혁은 히팅할 생각도 갖고 있었다고 했다.
"항상 저희 팀은 보내기 번트 사인이 나오더라도 1, 3루수가 전진(100% 수비)을 하면 언제든지 (배트를 빼서) 굴려도 됩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감독님이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구본혁은 번트 대타나 대수비 등 경기 중에 출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는 스타팅 라인업에 안 나갈 경우에는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경기 전 훈련량을 조금 더 많이 가져가려고 합니다."
경기에 나갈지 안 나갈지 모를 때 오히려 준비를 많이 한다는 그의 자세. 다른 분야의 직업에서는 찾기 힘든 드문 모습이다. 구본혁은 이번 플레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런 작전 상황이 감독님 마음에 들도록 플레이를 한 데 대해 너무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저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나가면 했겠지만, 저는 이런 부분에서 작전 수행 능력이 조금 더 좋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구본혁의 플레이는 선수의 역할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야구가 정말 재미 있는 스포츠라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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