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93 특급' KIA 이러려고 아꼈다, 또 4아웃 진땀승…"불안해도 좀 그만 던져라"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KIA 성영탁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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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나는 불안해서 공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인데, (이)동걸 코치님께서 좀 그만 던지라고 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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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마무리투수 성영탁은 5월 들어 4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다. 좀처럼 세이브 상황이 생기지 않아서다. 불펜에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가도 갑자기 점수차가 벌어져 공을 내려놓을 때도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2~3점차에 자꾸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한두 점 이렇게 지다 보니까 (성영탁을)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했다. 지금은 이렇게 가지만, 초반 20경기까지는 그냥 전부 한두 점차 승부라 (성)영탁이를 계속 썼다. 90~100이닝 페이스라는 말도 있었다. 지금은 못 나가고 있지만, 다시 한두 점차 시기가 오면 나가야 한다. 강제 휴식이지만, 좋은 휴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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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의 말대로 성영탁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KIA는 최근 2경기 연속 성영탁에게 마지막 아웃카운트 4개를 맡겼다.

성영탁은 지난 1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은 아주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5-3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 등판해 1⅓이닝 무안타 무4사구 2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 시즌 5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투구 수도 16개로 이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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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역시 3-1로 앞선 8회말 2사 1, 2루 위기에 등판했다. 다만 삼성의 방망이가 만만치 않았다. 성영탁은 1⅓이닝 2안타 2볼넷 1삼진 1실점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박재현의 결승 투런포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래도 투구수가 25개에 불과해 성영탁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다.

성영탁은 8회말 2사 1, 2루에서 첫 타자 박승규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줘 3-2가 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1루주자 박승규가 2루를 훔쳐 2, 3루가 됐고, 전병우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3-4로 뒤집혔다. 성영탁은 다음 타자 이재현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안도할 수 없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KIA 성영탁이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8/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KIA 성영탁이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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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로 뒤집고 맞이한 9회말. 역시나 평소의 성영탁답지 않게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1사 후 김성윤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 타자 류지혁을 공 하나로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게 그나마 다행인 포인트. 2사 1루 구자욱과 승부에서 3볼로 몰리자 자동고의4구를 선택했고, 2사 1, 2루에서 대타 김헌곤에게 초구 커터를 선택했는데 우익수 쪽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다. 우익수 박정우가 담장에 바짝 붙어서 겨우 낚아챌 정도로 멀리 뻗은 타구, 장타를 예감했던 성영탁은 박정우가 글러브를 들어올리자 크게 안도하며 임무를 마쳤다. 마무리투수 전환 후 가장 힘겹게 팀 승리를 지킨 등판이었다.

그래도 강제 휴식기가 있었기에 이틀 연속 팀을 접전에서 구할 수 있었다. KIA는 덕분에 3연승을 달려 20승1무20패,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성영탁은 그동안 강제 휴식기와 관련해 "나는 불안해서 공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인데, 동걸 코치님께서 그만 던지라고 말씀하셔서 캐치볼을 안 할 수 있을 때는 안 했다. 컨디션 회복은 잘됐고, 유지도 잘된 것 같다. (쉴 때도) 경기 마지막에 불펜 투구를 몇 개 한다. 준비하고 못 나가는 경기가 많아서 준비할 때 가볍게 감을 잡는 정도로 던진다. 진짜 급하게 나갈 때는 공 10개 안으로도 어깨가 빨리 풀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성영탁은 올 시즌 16경기에서 1승, 5세이브, 3홀드, 19⅓이닝,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하고 있다. 성영탁이라는 카드가 없었다면, KIA도 부동의 마무리투수였던 정해영이 개막부터 흔들릴 때 빠르게 2군에서 재조정할 기회를 주기 어려웠다. 지금은 8회 정해영-9회 성영탁이 안정적인 덕분에 리드를 잡은 경기는 거의 놓치지 않고 있다.

성영탁은 "(정)해영이 형한테 (마무리를 맡고) 초반에는 너무 부담스럽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해영이 형이 '그냥 해야지 뭐 있어' 이래서 똑같이 하고 있다. 해영이 형의 공이 지금 정말 좋아져서 나도 열심히 던져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KIA 성영탁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8/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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