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이 되기 위해선 삼성을 꼭 거쳐야 한다?
SK 이만수 감독과 넥센 김시진 감독도 삼성의 프랜차이즈스타 출신이다. 그런데 둘 다 지도자로서는 삼성과 인연이 없었다. 이 감독은 82년 원년멤버로 97년까지 삼성의 대표 강타자로 활약했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를 하며 경험을 쌓았고, 2007년부터 SK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지난해 김성근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경질로 인해 감독대행을 맡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다. 김시진 감독은 삼성 투수로 83년부터 프로야구 첫 통산 100승을 기록했다. 6년간 삼성에서 뛴 김 감독은 89년 롯데의 프랜차이즈스타였던 최동원과 트레이드돼 롯데로 옮겼고, 92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태평양-현대에서 명투수코치로 명성을 날린 뒤 2007년 현대의 마지막 감독이 됐고, 2009년부터 히어로즈를 이끌고 있다.
LG의 김기태 신임감독도 삼성에 몸담았다. 쌍방울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다 99년 트레이드로 삼성에 둥지를 틀어 2001년까지 3년간 삼성의 맏형 노릇을 했다. 이후 SK로 옮긴 김 감독은 2004년까지 활약한 뒤 요미우리에서 코치생활을 했다.
한대화 감독은 선 감독의 제의를 받아 2005년 삼성 수석코치로 삼성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한 감독은 OB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해태에서 전성기를 누렸고, LG의 첫 우승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 최고의 타자로 각광을 받았지만 선수 시절엔 삼성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9년까지 선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한 감독은 2010년 고향팀 한화의 러브콜을 받고 삼성과 작별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삼성과의 인연이 짧았다. 91년 OB에서 은퇴를 한 김 감독은 2년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지도자연수를 받고 94년 삼성의 배터리 코치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96년까지 삼성 코치생활을 한 김 감독은 98년부터는 친정인 OB로 돌아가 포수를 키웠고, 2004년 김인식 감독에 이어 사령탑에 올라 지난해 시즌 중반까지 두산 감독을 맡았다.
삼성을 거치지 않은 양승호(롯데) 김진욱(두산) 감독은 두산이 주무대였다. 양 감독은 83년 해태에서 데뷔해 85년까지 뛴 뒤 당시 OB였던 한대화 감독과 트레이드돼 OB 유니폼을 입었다. 부상으로 86년을 끝으로 은퇴한 양 감독은 95년부터 OB 코치로 2005년까지 생활했었다. 2006년 LG 수석코치로 감독대행도 했던 양 감독은 2007년부터 4년간 모교인 고려대 감독을 맡았고, 지난해부터 롯데 사령탑에 앉았다. 김진욱 감독도 대표적인 두산맨이다. 84년부터 92년까지 9년간 OB 투수로 활약했던 김 감독은 93년 쌍방울을 끝으로 은퇴를 했고, 개인사업을 하다가 지난 2006년 투수코치로 두산에 돌아왔고, 6년간 코치생활 끝에 올해부터는 두산의 사령탑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
두번째로 감독들이 많이 거친 팀은 두산(OB)으로 양승호 한대화 김경문 김진욱 감독이 '곰'으로 활약했었다. 해태(양승호 한대화 선동열), LG(한대화 김기태 양승호), 쌍방울(한대화 김기태 김진욱)이 3명이었고, SK(김기태 이만수)가 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롯데는 김시진 감독만이 유일한 인연이었고 한화는 한명도 없었다.
유독 삼성 출신이 많은 이유는 '큰손' 삼성이 그만큼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고, 코칭스태프 역시 실력있는 인물을 데려온 덕분이었다. 이만수 김시진 감독을 제외한 5명은 '순수'한 삼성맨은 아니지만 삼성에서 꼭 필요한 선수-코칭스태프로 영입한 인물이었다. 좋은 성적을 위해 끊임없이 영입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해 8명 감독의 출신지를 봐도 6명(김경문 김성근 김시진 한대화 류중일 조범현)이 삼성과 인연이 있었다.
삼성 출신의 프로야구 감독직 장악은 결국 '인재를 중시하는' 삼성 기업문화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