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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난 쪽팔린 게 제일 싫다."
박현준은 오키나와행이 결정된 뒤에야 비로소 편안하게 입을 열었다. "스스로 캠프에 갈만한 합당한 명분을 만들어야 했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당당하게 가야되니까요."
명단 제외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박현준은 "쪽팔려서 죽는 줄 알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자존심이 강한 그다. 평소 "난 쪽팔린 게 제일 싫다"고 할 정도. 언론에서는 연일 박현준의 전지훈련 탈락 소식을 전했고, 주변의 시선에 스트레스는 극심해졌다. 박현준은 계속된 인터뷰 제안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괜한 말 한마디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야만 했다. 그렇게 박현준은 이를 악물고 운동을 시작했다.
테스트 결과가 좋았지만, 캠프 합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박현준은 묵묵히 공을 던졌다. 사이판 투수들과 비슷한 시기에 100% 피칭을 시작했다. 진주 잔류군 코칭스태프는 그를 사이판 투수조와 같은 사이클로 훈련시켰다. 문제없이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시키기 위함이었다.
박현준은 "감독님께 죄송하다는 말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리즈 주키치와 함께 이룰 1~3선발에 대한 말이 나오자마자 "지금 내 상태론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선발자리도 불확실했던 지난해,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간 듯 했다.
박현준은 오키나와에서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비시즌 때마다 투구수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 페이스를 유지하겠다는 것. 진주에서는 추위 탓에 예년보다 공을 많이 잡지 못했다.
박현준은 이에 대해 "몸을 미리 만들어놓으면 불안한 것이 없지 않나"라며 "페이스를 개막전에 맞출 수도 있지만, 그건 불안하다. 몸이 다 만들어진 상태에서 들어가는 것과 만들어가면서 들어가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내 페이스를 찾을 것이다. 올해는 내걸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박현준, 그의 용틀임이 다시 시작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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