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보다 나은 코치? LG 류택현, 선수등록 됐다

기사입력 2012-02-05 13:20


LG 류택현 플레잉코치(왼쪽)가 지난달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수수페구장에서 숙소까지 6.5km 거리를 뛰면서 하루 훈련을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제공=LG트윈스

LG 스프링캠프에는 선수보다 나은 코치가 있다?

류택현 플레잉코치(41)의 이야기다. 류 코치는 지난달 31일 LG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식적으로 2012시즌 선수로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류 코치는 당초 사이판 스프링캠프에 보조코치 자격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통 2군 코칭스태프의 경우 진주 출국하지 않고 잔류군을 지도하는게 일반적이다. 2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게 될 류 코치의 사이판행은 선수 복귀 여부를 최종 점검하기 위함이었다.

사이판에서 류 코치는 선수와 코치, 두사람 몫을 해야 했다. 운동 스케줄은 현역 선수들과 똑같이 돌아갔다. 오히려 훈련 준비를 위해 선수들보다 먼저 움직여야 했다.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면서 훈련 도중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코치보다는 선배로서의 모습이었다.

일과시간 이후에는 조금은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졌다. 전력분석회의나 코치진 회의에 참석하느라 쉴 시간이 마땅치 않았던 것. 하지만 부족한 휴식시간에도 다음날 러닝에서 다른 20대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훈련장에서 숙소까지 6.5㎞ 거리를 뛸 때도 절대 하위권에 머무는 법이 없었다. 1년이 넘는 재활기간 동안 몸을 충실히 만들어 놓은 덕분이었다.

류 코치는 "사실 코치로서는 많이 어색하다. 아직 선수들을 지도할 수준도 아니다"라며 "선수 생활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이번에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도 사이판캠프에서는 조계현 수석코치와 차명석 투수코치가 있었기에 본인은 철저히 보조 역할에 충실할 수 있었다고. 그는 "다른 코치님들의 배려로 운동을 많이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류 코치가 1군 마운드에 선다면 2012시즌 현역 최고령 투수가 된다. 당초 한화 박찬호(39)의 몫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현역 생활을 지속하게 된 류 코치가 차지하게 됐다. 2009년 한화 송진우 코치(만43세)의 기록은 깨기 힘들겠지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한차례 은퇴했던 류 코치에게는 위대한 도전이다.

류 코치는 "1군에 올라가게 되면 선수 역할을, 2군에서는 코치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당연히 1군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다. 사이판에서는 70~80% 정도의 힘으로 피칭을 했다. 오버페이스하지 않고 천천히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5일부터 시작되는 오키나와 훈련에서는 정상 피칭이 시작된다.


류 코치는 "이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며 "4차 관문까지 넘어야만 한다"고 했다. 사이판 캠프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수등록이 된 게 1차 관문이었다. 류 코치는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그리고 시즌을 2,3,4차 관문이라고 설명했다. 불펜의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2000년대를 풍미했던 그다. 아직도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로서는 가치가 높다. 그가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현역 최고령 투수의 관록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