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워싱턴 "필리스 팬한테 표 안팔아"

최종수정 2012-02-05 10:51

워싱턴이 필라델피아 팬들을 상대로 티켓 판매 제한 정책을 벌일 것이라는 사실을 보도한 미국 CBS 인터넷판.


만약 한국 프로야구에서 한 구단이 라이벌 팀과의 홈경기가 있을 때 상대팀 팬들에 대해서만 티켓 판매를 거절한다면?

아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배타적인 티켓 판매 정책을 내놓는 구단이 있다면 SNS와 인터넷 공간을 통해 논란이 들끓을 게 뻔하다.

권리 침해, 지역 차별에 대한 논란으로 인한 여론의 공격에 쑥대밭이 될 것을 우려한 구단들이 이런 대책을 감히 생각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메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기상천외한 발상이 현실화된다.

5일(한국시각)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워싱턴 내셔널스가 특정 구단을 상대로 티켓 판매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워싱턴이 타킷을 삼은 팀은 같은 동부지구의 필라델피아 필리스다. 지난 2009년 박찬호(한화)가 뛰었던 팀이기도 하다.

워싱턴은 올시즌 초반 필라델피아와의 경기가 열릴 때 이른바 'Take Back the Park(내셔널파크를 되돌리자)'라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워싱턴의 홈구장인 내셔널파크를 사수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의 COO(최고운영책임자) 앤디 페퍼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우리는 그동안 너무 지쳤다"면서 "내셔널파크는 우리의 공간이다. 워싱턴은 우리의 고장이다. 그리고 우리의 팬들이 있다. 이제 우리들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야구팬들은 극성스럽기로 악명이 높다고 한다. 특히 동부지구에서 라이벌 관계인 워싱턴과의 원정경기가 있을 때면 워싱턴 홈경기장의 절반 이상을 메우기 일쑤이고 내셔널파크 광장을 자신들 앞마당처럼 점령해 위세를 부린다고 한다.

필라델피아 팬들의 열성에 홈경기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지 못해 전전긍긍해오던 워싱턴이 결국 홈 관중 보호를 명목으로 극단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워싱턴은 오는 5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2012시즌 첫 필라델피아와의 3연전 때 연간 회원권을 보유하거나 워싱턴 연고 지역에 거주하는 팬들에게만 입장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워싱턴은 연고 지역 거주민인지 식별하기 위해 제법 철두철미한 검증장치까지 마련했다.

우선 티켓 구매를 원하는 팬은 사전 예약판매를 신청하면서 인적사항과 신용카드 주소 등을 등록해야 한다. 구단측은 신청자들의 정보를 검색하면서 주소지가 워싱턴 D.C이거나 버지니아, 매릴랜드일 경우에 한해서만 판매하기로 했다. 종전처럼 일반 판매를 실시할 경우 필라델피아 팬들에 의해 티켓이 싹쓸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워싱턴 구단 측은 "이런 방식의 티켓 판매는 존경하는 우리 팬들이 홈경기 티켓구입 기회를 먼저 갖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들은 "(워싱턴)내셔널스가 티켓 판매 제한으로 필라델피아 팬들의 침공에 맞서 싸운다"고 촌평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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