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에게 많이 하는 말 중 단골 레퍼토리를 하나 꼽으라면 "나는 이렇게 살아도 너만은 그러지 말아라"가 아닐까.
정말 아이러니컬하다. 성 코치는 프로야구 30년을 통틀어 가장 인터벌이 길어 별명이 '만만디'였던 투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130㎞대의 느린 공으로도 통산 97승을 거둔 것은 인터벌을 길게 혹은 짧게 하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은 머리싸움이 컸다. 타자는 물론 야수와 관중까지 지쳐갈 무렵에야 공을 던졌다. 예전 삼성 시절 OB와의 경기서는 성 코치의 긴 인터벌에 견디다 못한 3루주자 정수근이 긴 인터벌을 이용해 홈스틸을 시도하다 아웃되는 사건(?)도 있었다. 97년 이전에 20초 내에 던지기로 돼 있던 투구시간을 15초로 줄인 것도 성 코치 때문이라는 설이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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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야수들의 집중력을 위해서다. 투수의 인터벌이 길면 타자도 지치고 팬들도 지치지만 수비를 하는 야수들 역시 지친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인터벌이 너무 빠르면 투수가 조급하게 되고 야수들 역시 준비가 덜될 수 있다. "이 정도의 시간이 투수와 야수들의 집중력이 가장 좋을 때"라고 했다.
경기시간 단축의 효과도 있다. 이 감독은 "경기때 너무 인터벌이 길면 자연스럽게 경기시간이 늘어난다. 길게 늘어지는 경기를 팬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면서 "빨리빨리 던짐으로써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SK의 지난해 경기 시간은 3시간 17분이었다. 8개팀 평균 경기시간과 같았다. KIA(3시간 12분), 삼성(3시간 13분) 롯데(3시간 16분)에 이어 4위의 기록.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지만 더 빨라져야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성 코치는 "지금까지는 투수들이 이에 잘 따라주고 있다. 이 훈련이 실전에도 정착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스승이 하지 못했던 것을 제자들이 잘해낼까. 궁금해지는 올시즌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