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사무국(MLB)이 1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대구 상원고 투수 김성민의 계약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내왔다. 지난달 31일 볼티모어 구단이 김성민과의 계약을 발표한지 보름만에 MLB가 KBO의 항의 내용을 받아들여 계약 무효를 선언한 것이다. KBO는 지난주 볼티모어가 김성민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한미선수계약협정을 위반했다는 항의 서한을 MLB에 보낸 바 있다. 그렇다면 이를 메이저리그의 무분별한 스카우트를 규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근본적으로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한국 아마추어 유망주 영입에 관한 명문화된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KBO가 추진해야 할 한미선수계약협정 개정의 방향을 모색해 본다.
현행 한미선수계약협정에는 양국의 아마추어 선수 스카우트에 대한 규정이 없다. 협정 4조에 '한국 아마추어 선수의 교섭 및 고용을 희망할 경우 먼저 미국 커미셔너가 한국 커미셔너에게 해당 선수의 신분과 가능성을 요청하고 한국 커미셔너는 4일 이내에 응답해야 한다'가 전부이다. 신분조회 절차 하나만을 규정해 놓은 셈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자유롭게 아마추어 선수와 접촉해도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MLB측의 신분조회 요청시 KBO가 아무리 '해당선수는 고교 재학중이며 국내 드래프트 대상 선수이기 때문에 접촉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구단이 이를 지킬 의무는 없다.
KBO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KBO가 고려중인 안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메이저리그의 한국 아마추어 선수 스카우트 자체를 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안은 MLB와 30개 구단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 두 번째는 아마추어 선수 접촉 기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국내 구단과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지명된 선수의 계약 마감일이 지난 후 메이저리그 구단이 접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인드래프트가 8월25일 열린다면 지명 선수에 대한 계약 마감 시한인 9월25일까지 MLB 구단들이 접촉할 수 없다. 물론 지명을 받은 선수가 계약을 꺼리고 해외 진출을 하겠다면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신인드래프트 이전의 스카우트 활동을 금지한다면 무차별 공세는 약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MLB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
좀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국내 프로선수의 해외진출 자격을 완화하는 안을 들 수 있다. 풀타임 7시즌으로 제한돼 있는 해외진출 자격 요건을 6년 또는 5년으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다. 두 번째 안과 혼용해서 추진한다면 MLB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한국은 중남미와 동격?
메이저리그는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적 아마추어 선수 스카우트 연령을 16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남미 선수들에 대해 스카우트 경쟁이 뜨거워지자 지난 80년대 16세 미만의 선수와는 계약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아시아 선수들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16세 이상 선수들에 대해서는 스카우트 협상을 벌이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이다. 1994년생인 김성민은 16세를 넘겼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는 어느 구단이든 접촉이 가능한 연령이다.
하지만 한국은 중남미 국가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아마추어 저변 없이는 프로야구가 존재할 수 없다. 이같은 상황을 MLB측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협정 개정을 위해서는 MLB 30개 전구단과 선수노조가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 팀장은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개정안을 만들어서 제안한다 하더라도 그쪽에서 받아들일지는 사실 미지수다. 어쨌든 한미협정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MLB가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만큼 각 구단과 심도있게 협의해 개정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