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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이 단어가 있어 스포츠는 흥미롭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는 무섭게 훈련했다. 지난 한달여간 잔류군에서 충실한 기초 체력 훈련을 통해 몸을 충실히 만들었다. 비정상적으로 불었던 살도 쑥 내렸고 체지방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탄탄해진 근력. 예년에 비해 더 좋은 몸 상태다.
최희섭에게 타격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타고난 장사 체격과 힘, 천부적인 공 맞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타격 기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겨우내 잔부상 등으로 인한 훈련 부족이 문제였다. 가장 충실한 훈련을 소화했던 2009년 시즌 전 겨울 훈련. 그해 최희섭은 3할8리의 타율과 33홈런, 10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실전 감각 차원의 시즌 초가 문제지만 베테랑 최희섭이 정상적인 실전 타격 감각을 회복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실제 유사 사례도 있다. 롯데 홍성흔이다. 두산 시절이던 지난 2007년 말 그는 김경문 감독과의 포지션 이견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그의 거취는 답보 상태에 빠졌고 결국 홍성흔은 해외 캠프 명단에서 빠진 채 겨우내 배재중학교에 '나 홀로 캠프'를 차렸다. 절박했던만큼 열심히 훈련했다. 이듬해인 2008 시즌.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한달 쯤 뒤부터 1군에 합류한 그의 방망이는 무섭게 타올랐다. 3할3푼1리의 타율과 8홈런 63타점. 프로 입단 10년만에 기록한 최고 타율이었다. 외롭고 절박했던 겨울, 혹독한 채찍질이 천재성을 끌어낸 셈. 그해 활약을 바탕으로 홍성흔은 이듬해 FA 대박 계약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다.
최희섭 역시 개막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선동열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에게 그는 말이 아닌 성실한 훈련을 통해 용서를 빌고 있다는 점이다. 진심이 전해지는 순간, 그는 1군 무대에 복귀해 '제2의 홍성흔'과 같은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갈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