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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졸업생이라구요."
21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펼쳐진 이색적인 원정 졸업식에서다.
이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객지에서 모교 졸업식에 참가하지 못하고 훈련하느라 고생하는 선수들을 격려해주라는 특별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오키나와에서는 하주석 최우석 임기영 양성우 등 4명이 대상자였고, 남해에서도 나머지 9명이 이원 생중계처럼 진행된 졸업식에서 졸업장과 선물을 받았다.
한화는 미리 졸업식 대상 선수들의 모교에 일일이 부탁해 졸업장을 확보하는가 하면 졸업식용 학사모와 가운까지 대여해 전지훈련지 현지로 공수하는 '작전'까지 벌였다.
한화 구단 최초로 거행된 오키나와 졸업식에서 한대화 감독이 교장 선생님 역할을 맡아 졸업장을 대독하고 졸업장을 선사했다.
오전 훈련 시작 전에 선배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열린 졸업식 덕분에 캠프장 분위기는 오키나와 날씨 만큼이나 한결 따뜻해졌다.
이 때 부러운 눈빛으로 졸업식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가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졸업식이 끝난 뒤 구단 프런트들을 향해 짐짓 투정을 부렸다. "왜 저는 졸업식 안해줘요?"
류현진으로서는 서운할 만했다. 류현진도 이번에 대학 졸업을 맞았다. 22일 대전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사학위를 받는 것이다.
고줄 신인으로 프로에 데뷔했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도 이어가기 위해 2008년 대전대 자연과학대학 사회체육학에 입학해 운동과 공부를 병행했다.
류현진은 대전대 홍보대사여서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 대상자로도 올랐다. 이런 류현진을 구단 졸업 축하행사에서 쏙 빼놓은 것이다. 그것도 그냥 선수가 아니라 팀의 에이스다.
"같은 졸업생인데 나는 왜 빼먹었느냐"는 류현진의 '어필'이 틀린 말도 아니다. 하지만 구단으로서는 애교섞인 '왕따' 이유가 있었다.
"현진아, 너는 대학원에 들어가잖여. 이번에는 순수 졸업 신입생들 대상이라니까." 류현진은 대전대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에도 입학할 예정이다.
학업을 계속 이어가게 됐으니 엄밀히 말하자면 졸업생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졸업식은 고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한화 구단에 새로 입단하는 선수들의 환영식을 겸해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천하의 에이스라고 특혜를 줄 수 없었다는 게 한화 구단의 설명이다.
그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또 있었다. "사실 챙겨온 졸업식 의상이 4벌 밖에 없잖아요. 류현진을 억지로 한자리에 끼워줄까도 생각했지만 입힐 옷이 없어서…."
결국 류현진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대학 졸업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류현진은 구단의 확고한(?) 방침을 알고 난 뒤 누구보다 큰 박수로 고졸 후배들을 축하해줬단다.
"내가 받지 못한 졸업 축하 너희들이라도 실컷 받아라."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