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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 변경이 유력해진 일본인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과연 '소총' 이미지를 벗고 '중화기'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빅리그 데뷔후 무려 10년 연속으로 매해 200안타 이상을 기록한 이치로는 지난해 184안타에 그치면서 연속 기록이 중단됐다. 지난해 타율도 2할7푼2리에 그쳤으니 1번 타순을 놓게 된 것에 저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3할 타율에 실패했다. '안타 머신'의 이미지를 쌓아온 이치로다. 하지만 그로 인해 가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체 안타수의 거의 20%에 육박하는 내야안타가 과연 어느 정도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그 가운데 안타가 아니라 내야실책으로 기록돼야 마땅한 타구도 꽤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끔씩 '자신만을 위한 플레이를 한다'는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가 더해지면서 명성에 흠집이 나곤 했다.
일본 시절부터 미국 시절 초기까지 이치로와 관련해 늘 따라붙었던 설명이 있다. "이치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홈런수를 늘릴 수 있다. 일부러 단타 위주 플레이를 펼치고 있을 뿐 그는 중장거리 능력도 분명 뛰어난 선수다"라는 것이다. 10년전 미국 언론을 통해서도 이와 같은 보도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그간 이치로의 1번 타순 유지가 때론 부정적인 이미지로 거론됐던 것도 이와 연관된다. 충분히 장타 능력이 있으면서도 연속시즌 3할과 200안타 기록 때문에 의도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시선이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3번 타순에 서게 된 이상 의식적으로라도 홈런을 포함한 장타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치로는 일본 시절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9시즌 동안 118홈런을 기록했다.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7차례였다. 95년에 25홈런, 99년에 21홈런을 쳤다. 미국에선 11시즌 동안 95홈런을 기록했는데 2005년의 15홈런이 최다였다.
올해가 흥미로울 것 같다. 이치로가 정말 마음만 먹으면 중장거리포를 펑펑 쳐낼 수 있는 지, 혹시 이제는 만 39세인 나이로 인해 부담스럽지는 않을 지, 결과물에 따라 빅리그에선 어떤 평가를 내릴 지 등 여러 상황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