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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시험삼아 던진거에요. 시험삼아…"
이 공의 정체는 바로 '팜(palm) 볼'이다. 팜볼은 말 그대로 손바닥을 이용해 던지는 구종인데, 공을 손바닥에 놓은 뒤 엄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잡고 밀듯이 던진다. 손가락으로 실밥을 긁으며 던지지 않기 때문에 너클볼처럼 회전이 없다. 때문에 공기와의 마찰에 따라 공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며 타자를 현혹한다.
윤석민은 이날 2개의 팜볼을 던졌다. 공을 지켜보는 양팀 관계자들도, 타자들도 낯선 공의 궤적에 상당히 당황스러워했다. '타자를 현혹한다'는 측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이다. 그렇다면 윤석민의 다양한 투구 레퍼토리 속에 또 하나의 '마구'가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는 'No'다. 윤석민의 '팜볼'은 아직까지는 실전용이 아니다.
하지만, 윤석민의 팜볼이 언젠가 '실전용 레퍼토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올 시즌에 던질 생각이 없다"는 윤석민의 말을 잘 음미해보면 향후에는 던질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사실 윤석민이 팜볼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캠프에서 틈날 때마다 던져보기도 했고, 실전에서 쓴 적도 있다.
실제로 윤석민은 지난 2008년 7월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팜볼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선발로 나온 윤석민은 1-0으로 앞선 2회말 2사 후 강민호 타석 때 초구와 2구를 모두 팜볼로 던졌다. 2개의 공은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볼이 됐지만, 궤적은 상당히 특이했다. 타석에서 공을 지켜본 강민호도 낯선 공의 변화에 놀랐는 지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런 점을 미뤄보면 앞으로 윤석민의 팜볼을 실전에서 보게 될 가능성도 분명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