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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무리투수 리즈가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거물타자를 상대했다.
그런데 등판 시점이 흥미로웠다. 삼성 이승엽이 타석에 나올 차례였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앞선 5회에 쭉쭉 뻗어나간 2점홈런을 터뜨린 상태였다.
리즈는 처음부터 한타자 정도만을 상대하기로 돼있었다. 마무리로서 공식경기 첫 등판이니 부담을 줄여주고 가볍게 몸을 푸는 의미의 등판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승엽 타석때 내보낼 이유가 있었을까. 그것도 홈런을 친 타자를 상대로 말이다.
거꾸로 삼성쪽에서도 당초 계획을 바꿨다고 한다.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본래 마지막 타석에 대타로 교체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리즈가 등판하는 게 감지됐다. 벤치에서 이승엽에게 "한번 쳐볼래?"라고 물어봤고 이승엽이 "상대해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투타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아마 이승엽도 본인과 리즈의 대결이 관중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결과는 헛스윙 삼진이었다. 직구 151㎞(헛스윙)-체인지업 142㎞(볼)-직구 149㎞(헛스윙)-직구 155㎞(헛스윙) 순서로 공 4개의 대결 끝에 리즈가 승리했다. 마지막 공은 전광판 기준으로 155㎞, LG 전력분석 스피드건 기준으로는 156㎞가 나왔다. 보는 이에 따라 리즈가 이날 투심패스트볼을 섞어던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승엽은 이튿날인 18일 리즈와 관련해 "정말 빠르던데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못 칠 공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게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둘간의 맞대결이 분명 몇차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8년만에 돌아온 '국민타자'와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중 한명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로울 것이다. 한편 리즈는 18일 경기에도 등판한 뒤 강봉규의 타구에 다리를 맞고 교체됐다. 뼈가 아니라 근육쪽에 맞았기 때문에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