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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앞에서 잘 던지면 되죠."
마운드에 올라갈 때도 환호성은 계속 됐다. "아, 내가 잠실에 돌아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관중들이 연호하던 이름은 '우규민'이 아니었다. 관중들은 우규민 앞에서 공 4개로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리즈를 외치고 있었다. 155㎞의 강속구로 만든 삼진쇼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리즈가 덕아웃으로 들어간 뒤에도 환호성은 끊이지 않았다.
우규민은 크게 개의치 않고 삼진과 3루 땅볼로 두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리즈만큼은 아니었지만, LG 팬들은 돌아온 우규민에게 긴 박수를 보냈다.
최종 결정된 보직, 올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우규민은 "올해는 다시 1군에서 공을 던지는 시간이라고 본다. 1군에서 내 역할을 하는게 목표"라고 답했다. 담담해진 이유가 있었다. 우규민은 투수조에서 중고참 반열에 접어들었다. 아직 20대지만, 전역 후에 위치가 확 바뀌었다. 그는 "예전엔 내가 인사드리는 선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나한테 인사하는 후배가 더 많아졌다"며 "책임감이 커졌다. 내가 먼저가 아닌, 팀이나 동료 선후배들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대화 내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 보였다.
우규민은 경찰청에서 서클체인지업을 장착했다. 떨어지는 변화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뒤 얻은 결과물이다. 또한 실전에서 투구동작도 살짝 바꿨다. 시범경기 때 만난 삼성 선수들이 연신 "너 달라진 투구폼 적응 안되더라"고 했을 정도. 투구시 왼발을 들었을 때 바로 내딛지 않고, 한박자 쉬고 내딛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실전에선 쓰기 힘들 전망이다. 바뀐 동작은 와인드업으로 던질 때 적용되는데 주자가 있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 우규민은 "사실 히든카드 중 하나였는데 실전에서 많이 못 쓸 것 같다. 아무래도 현재 보직 상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올라갈텐데 그땐 못 써먹는다"며 "중간으로 가면서 아쉬운 부분이 딱 그것 하나"라며 웃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