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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일 만의 해후였다. 그는 고개부터 숙였다. 그간의 돌발행동에 대한 미안함과 용서를 구하는 마음을 담은 인사였다.
KIA 김조호 단장은 26일 "최희섭이 1군 선수단 모임에 초대돼 동료들 앞에서 공식 사과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여러 일을 겪은 뒤 본인 스스로도 반성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곧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냉정히 말해, 김조호 단장의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번의 사과로 동료들의 실망감이나 서운한 마음이 일시에 해결되기는 힘들다. 그만큼 최희섭의 일탈은 유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이번 공식 사과로 인해 최희섭이 1군 무대 복귀를 위한 초석은 어느 정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최희섭은 팀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동료들로서는 '배신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트레이드는 결국 무산됐고 최희섭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외톨이가 됐다. 최희섭이 '팀 합류 최종마감일'인 1월15일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KIA는 "더 이상 선수에게 끌려갈 수 없다. 제한선수 등록도 불사하겠다"는 강수를 내놨다.
최희섭은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구단을 찾아 그간의 행동을 백배사죄했다. 스프링캠프 참가명단에서는 이미 제외된 상태. 그래도 최희섭은 기자회견을 통해 "큰 잘못을 했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고, 앞으로 훈련에 집중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2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에 매진해왔다.
현재의 최희섭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은 선동열 감독이나 선수단이나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최희섭에 대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은 들었다. 그러나 현재 몸상태를 실력으로 증명해야만 한다"면서 "무엇보다 동료들이 용서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이 말은 곧 "동료들의 용서를 먼저 받은 뒤에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라"는 뜻이다. 최희섭도 이런 선 감독의 메시지를 이해했기 때문에 선수단 앞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결국 이날 동료들을 향한 공식사과를 통해 '최희섭 1군 복귀'의 첫 단추는 원만하게 채워진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실력을 통한 증명'이다. 최희섭은 지난 25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상동 롯데전에 이어 두 경기만에 안타를 터트렸다. 앞으로 2군 경기를 통해 어떤 성적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최희섭의 1군 복귀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