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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승엽이 대구 두산전에서 7회 우전적시타를 날리고 대주자로 교체되는 순간 류중일 감독과 주먹을 맞대며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구=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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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빅4'가 대략적인 실력을 드러냈다. 4월7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진 시범경기에서 삼성 이승엽, 한화 박찬호와 김태균, 넥센 김병현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아직 '뚜껑'이 열렸다고 볼 수는 없으나, 웜업 차원에서 치른 시범경기 성적표를 가지고 이들의 올시즌 활약상을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일단 타자 이승엽과 김태균은 해외로 나가기 이전의 방망이 솜씨를 어느정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는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을 드러냈고, 김병현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승엽-김태균, 홈런왕 경쟁 전초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1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승엽이는 잘 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비난받게 돼 있다. 잘 해야 한다는 기준은 30홈런, 100타점 아니겠나. 그 정도 해준다면 더이상 바랄 나위 없지만, 그렇다고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즉 이승엽이 홈런 신기록(56홈런)을 세웠던 2003년의 활약을 기대하지도 않으며,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9년의 세월을 뛰어넘을만큼 체력과 배트스피드가 뒷받침된다면 홈런 타자의 위용을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승엽이 시범경기에서 점검했던 것은 부쩍 수준이 높아진 국내 투수들의 구위와 자신의 배트 컨트롤이었다. 이날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이승엽은 3회 풀카운트 끝에 바깥쪽 체인지업 살짝 밀어쳐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4할2푼9리(42타수 18안타) 2홈런 7타점. 외형상의 수치만으로도 만족스럽지만, 내용을 들여다 봐도 올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김태균은 이날 KIA와의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25타수 10안타)에 2홈런 8타점을 뿜어냈다. 김태균의 경우 29번 타석에 들어서 삼진을 2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정확히 맞히는 연습을 위주로 시범경기를 치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두 선수가 팀내에서 해결사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대포가 필요하다. 흥미롭게도 이승엽과 김태균은 시범경기 들어 두 번이나 같은 날 홈런을 날려 홈런왕 경쟁 구도를 미리 알리기도 했다.
박찬호-김병현, 시범경기는 그저 연습일 뿐?
사실 박찬호의 시범경기 부진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지난해 일본 오릭스에서 부상 등의 이유로 실패를 맛봤다고 하지만, 메이저리그 17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앞세워 충분히 국내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140㎞대 중반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 안정적인 제구력 등을 감안했을 때, 선발 10승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박찬호는 등판 때마다 난타를 당했다. 2경기에 등판해 1패에 방어율 12.96을 기록했다. 8⅓이닝을 던져 홈런 2개를 포함해 16안타를 맞았고 12실점을 했다. 볼넷은 2개 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신중한 승부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는게 한화의 분석이다. 한대화 감독은 "너무 잘 던지려는 마음 때문에 오히려 제구가 잘 안되고 공의 스피드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경험이 풍부하니까 여유를 가지고 던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단 한 감독은 박찬호의 보직을 선발로 확정했다. 고무적인 것은 신체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과 정규시즌에서는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김병현은 지난달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역사적인 국내 첫 실전 등판 기회를 가졌다. 1⅔이닝 동안 1안타, 4사구 2개를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이 최고 145㎞까지 나온데다 메이저리그 시절처럼 공끝에 힘이 실렸다는 점에서 그동안 준비를 잘 했고 국내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의 보직이 선발투수인 만큼 2군에서 4~5번 정도 나서게 한 뒤 1군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투구수 100개를 무난하게 소화해야 하고,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달았다. 현재로선 4월말 또는 5월초 김병현이 1군에서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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