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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를 끝으로 21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한 SK 김원형 코치가 8일 은퇴식을 가졌다.
은퇴식을 앞두고 만난 김원형은 담담했다. "은퇴식은 야구를 잘했던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고 보면 축하할 일이다"라며 웃은 김 코치는 "원래 눈물이 없다. 처음 우승했을 때도 눈물을 흘리려고 했는데 나오지 않았다"며 '눈물의 은퇴식'은 없다고 선언.
데뷔 첫 승과 노히트노런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노히트노런을 했을 때 경기 끝나고 집으로 가려고 야구장을 나섰는데 기다리던 팬들이 느닷없이 나를 헹가래를 쳤다"며 웃었다.
김원형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은 영원한 배터리 박경완. 초등학교 때부터 투수와 포수로 배터리를 이룬 둘은 전주고에 쌍방울 입단까지 함께 했다. 특히 박경완의 입단이 흥미롭다. 91년 입단한 김원형은 그해 대학진학을 하려다 사정이 생겨 갈 곳이 없어진 친구 박경완을 영입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해 박경완은 쌍방울에 김원형 전담 포수라는 타이틀로 연습생으로 들어갔었다. 둘은 이후 20년간 프로에서 함께 지냈다. 둘이 떨어져 지낸 것은 박경완이 현대로 이적했을 때인 98∼2002년뿐이었다. 김 코치는 "농담삼아 둘이 같이 은퇴하자는 말을 하곤 했었는데 내가 먼저하게 됐다. 경완이가 내 은퇴 결정에 많이 아쉬워했다"고 했다.
박경완은 은퇴식에서 김원형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악수를 나눈 뒤 진한 포옹을 했다. 박경완은 은퇴식 후 "당사자는 덤덤한데 내가 더 울컥했다. 꽃다발을 전해주기 직전에 눈물을 참았다"며 "어떤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 더 슬퍼지는 것 같다. 32년간 배터리를 했던 친구의 공을 더이상 못 받는다 생각하니 슬프다. 친구의 앞날의 축복을 빈다"고 했다.
KIA 선동열 감독은 김원형의 은퇴식 소식에 "원형이가 폼도 이쁘고 참 잘던졌다"면서 "예전 원형이가 신인 때인가 2년차 때인가 광주에서 맞대결을 했는데 김기태 감독한테 홈런 맞고 내가 0대1로 진 적이 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김 코치는 당시 최고의 투수였던 선 감독을 이긴 날이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신인 때인 91년 4월 26일 전주 태평양전서 데뷔 첫승을 당시 최연소 완투승으로 장식했던 김원형은 이후 9연패에 빠졌다. 그리고 만난 상대가 해태의 선동열이었다. "원래 전날 등판예정이었는데 비가 와서 하루 밀렸다. 오늘 또 지는구나하고 생각했었다"고 김 코치는 웃으며 회상. 91년 8월 21일 광주에서 열린 그 경기서 김 코치는 9이닝 동안 2안타만 내주고 탈삼진 10개를 잡으며 완봉승을 거뒀다.
김 코치는 가족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구장을 한바퀴 돌면서 은퇴식을 마쳤다. 차가 우측 SK쪽 불펜을 지나갈 때 몇몇 은퇴식에 참가하지 못하고 불펜에 있던 SK 선수 몇명이 나와 김원형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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