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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다저스의 기분좋은 2대1 승리로 끝났지만 정작 뉴스의 중심이 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브라이언 스토우씨다. 올해 43세가 되는 스토우는 다저스와 LA 시민들이 영원히 잊으면 안되는 타산지석의 산증인이다.
60여명의 경찰은 자전거를 이용해 경기장 주변과 주차장을 쉴새없이 교대로 순찰을 했고, 수백명의 경찰과 LA 치안국 요원들이 경기장 안팎에 배치됐다.
일부 사복경찰은 피츠버그 유니폼으로 위장(?)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공장소에서 금지된 음주행위와 폭행, 난동 행위자를 단속하는 게 주임무였다.
테러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이처럼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된 이유는 뭘까.
1년전 야구팬들을 부끄럽게 한 사건 때문이다. 다저스는 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개막전을 벌였다.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주차장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다.
스토우씨가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한 것이다. 괴한들은 주차장을 걷고 있던 스토우씨를 뒤에서 폭행을 가해 쓰러뜨린 뒤 발로 머리를 밟고, 걷어차는 등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
스토우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 1년여간의 집중 치료 끝에 지난달이 돼서야 간신히 어눌하게 '어머니'를 부를 정도가 된 그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그는 당시 개막전에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응급치료요원으로 파견돼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었다. 단지 샌프란시스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습격을 당했다.
경기장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 티셔츠를 입고 있다는 이유로 다저스 팬들로부터 욕설을 들었다가 결국 봉변의 희생양이 됐다는 게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의 설명이다.
아들과 딸을 둔 스토우씨가 1년간 병상을 털고 일어나지 못하자 LA에서는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생기기 않도록 야구 경기장 질서를 바로잡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스토우의 가족들은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해 스토우씨의 치료비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한 기부호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토우씨가 남긴 교훈 때문일까. 올해 개막전은 큰 불상사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에는 132명, 지난해 89명이 다저스 개막전에서 음주소란,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전례와 비교할 때 놀라운 변화다.
다저스 구단 관계자는 "올해 다저스 개막전 50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홈경기의 최우선 덕목을 '안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