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런데 걱정은 떨쳐버리고 쭉 좋은 모습을 기대해도 될 만 하다.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의 얘기다. 유먼은 11일 잠실 LG전에서 한국 무대 데뷔 후 첫 선발등판 했다. 결과는 7이닝 6안타 3실점 5탈삼진. 유먼이 내려가는 순간 양팀의 스코어는 3-3이었지만 롯데 타선이 8회초 2점을 뽑아내며 승리조건을 만들어줘 기분 좋은 첫승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제구였다. 1m95의 큰 키에서 내리찍는 공이 낮게 제구되자 LG 타선은 쉽사리 유먼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제구가 되자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됐다. 특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인상적이었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며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했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쪽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다. 낮게 제구되는 직구와 그 궤적에서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하니 상대 타자들은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들어서기 힘들었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구속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 연타를 허용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왼 중지 손톱이 깨져 그랬다지만 5회 3점을 내주는 장면을 보면 전체적으로 제구가 높게 형성됐다.
유먼에 대한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바로 유먼의 성격이었다. 대만 리그에서 뛸 당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화를 내는 등 다혈질 적인 면이 많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양승호 감독 역시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우선 아니겠나. 그래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시즌 전 밝혔었다.
물론 아직 1경기를 뛴 것 뿐이다. 하지만 이날 유먼의 모습에서는 다혈질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한국 무대에서 처음 던지는 투수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5회 4개의 집중타를 맞을 때도 마찬가지. 유먼은 경기 후 "어떻게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되기 위해 아웃카운트를 늘리려 공격적으로 투구했다"고 밝혔다.
정신력도 칭찬할 만 했다. 유먼은 3회 투구 도중 공을 던지는 왼 중지 손톱이 깨지고 말았다. 손톱 아래 피멍이 들기도 했다.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는 매우 민감한 부상.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서 무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유먼은 3회 종료 후 손톱을 잘라내고 정리하는 응급조치를 받은 후 다시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손톱이 깨진 3회부터 제구가 흔들리며 안타를 허용했지만 5회 3실점 후 6, 7회를 각각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