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구한 무명 김헌곤, 아버지 뒷바라지가 있었다

최종수정 2012-04-13 11:59

12일 광주무등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삼성의 경기에서 삼성 김헌곤이 2회 2타점 2루타를 치고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삼성 김헌곤(오른쪽)과 부친 김용일 전 마산중 감독. 사진제공=김헌곤

아버지(김용일 전 마산중 감독)와 아들(김헌곤), 그리고 감독(류중일) 세 남자는 한방이 절실했다. 아버지는 경산 식당에서 TV로 삼성-KIA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들은 타석에서 KIA 선발 박경태와 마주 보고 섰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벤치에서 초조하게 바라봤다.

스타들이 많은 삼성에서 무명에 가까운 김헌곤(24)이 연패를 끊는 결승타를 쳤다. 삼성은 12일 KIA전에서 0-1로 끌려가던 2회 무사 1,3루 찬스에서 김헌곤의 적시 2타점 역전 2루타를 쳤다. 삼성은 그 한방으로 잠잠하던 타선에 불이 붙었다. 결국 10대2로 대승, 3연패사슬을 끊었다.

류중일 감독의 김헌곤 카드는 적중했다. 김헌곤은 류 감독이 전지훈련 MVP라고 말할 정도로 지난 겨울에 땀을 많이 흘렸다. 김헌곤은 2010년말 삼성에 1차 드래프트로 입단했다. 이번 타점이 프로 유니폼을 입고 1군에서 기록한 첫 타점이었다. 김헌곤은 지난해 주로 2군에서 뛰면서 1군을 오락가락했다. 지난해 1군 성적이 12타수 1안타였다.

김헌곤은 전지훈련 때 맹타를 휘둘렀다. 무려 타율이 4할7푼4리로 가장 높았다. 류 감독은 그 기록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김헌곤에게 시즌 초반 기회가 찾아왔다. 베테랑 박한이가 허벅지를 다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1루수 채태인이 부진하면서 선발에서 빠졌다. 이승엽이 1루수로 나갔고, 좌익수를 봤던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돌았다. 그러자 외야에 한 자리가 생겼다. 그 빈자리에 김헌곤이 들어갔다. 김헌곤은 KIA전에서 우익수로 이번 시즌 첫 선발 출전했다. 류 감독은 김헌곤의 절실한 눈빛을 봤다. 김헌곤 같은 무명에다 검증이 안 된 선수는 이런 기회를 잡지 못하면 1군에 붙어 있을 수 없다. 특히 삼성 같은 안정된 팀에서 2군 선수가 1군으로 올라와 자리 잡는게 무척 드물다.

김헌곤은 야구 감독 출신 아버지(김용일 전 마산중 감독)를 따라다니다 야구를 시작했다. 대개 초등학교 3~4학년에 야구에 입문하지만 그는 마산동중 1학년때 선수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야구 선수가 되는게 싫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아들의 야구 인생을 지금까지 뒷바라지하고 있다. 아들의 진학에 따라 거처를 마산에서 대구로 다시 제주도로 옮겨다니기까지 했다. 현재는 삼성 구단의 훈련장이 있는 경산에서 식당을 하고 있다.

아버지 김씨는 "(김)헌곤이가 이제 하나를 쳤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결승타를 쳤다"면서 "요즘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제 시작이다. 조바심 갖지 말고 한 경기에 하나씩 친다는 생각으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이라고 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잔소리를 많이 못 한다. 야구가 얼마나 어려운 지 알기 때문이다.

김헌곤은 12일 KIA전에서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당분간 김헌곤에게 기회를 더 줄 것이다. 아직 김헌곤의 자리는 불안하다.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 주춤하면 바로 대타로 밀릴 것이고 더 못하면 2군으로 ?겨간다. 김헌곤이 자리를 잡기 위해선 야구가 더 절실해야 한다. 또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을 길러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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