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ML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기사입력 2012-04-15 15:12


텍사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스포츠조선 DB

메이저리그에서 노히트 노런을 두 번이나 기록한 '개척자' 노모 히데오(44·은퇴)와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32·보스턴), 그리고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은 다르빗슈 유(26). 이들 세 명의 투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노모 긴테쓰, 마쓰자카 세이부, 다르빗슈 니혼햄)에서 뛰었고, 선발 투수에게 최고의 영예인 사와무라상(노모 1990년, 마쓰자카 2001년, 다르빗슈 2007년)을 수상했으며,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후 빅리그에 진출했다. 노모는 긴테쓰 시절 1990년부터 4년 연속 리그 최다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쓰자카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연속 최다승 투수였고, 4차례나 탈삼진왕에 올랐다. 다르빗슈는 니혼햄 소속으로 7년 간 MVP 2번, 탈삼진왕 3번을 차지했다.

노모와 마쓰자카는 빅리그 첫 해부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995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노모는 그해 13승(6패·평균자책점 2.54)를 거두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이 됐다. 일본과 미국에서 '노모 신드롬'이 일었다.

마쓰자카는 2007년 15승(12패·평균자책점 4.40)을 거두고, 신인으로는 메이저리그 사상 5번째로 '15승-탈삼진 200개 이상'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는 노모와 마쓰자카를 통해 일본 최고의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이라는 걸 입증했다.

지난 겨울 다르빗슈의 텍사스행이 결정됐을 때, 많은 야구팬들이 노모와 마쓰자카를 연상했다. 텍사스가 다르빗슈 영입을 위해 포스팅 비용을 합해 1억2170만달러(약 1358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엄청난 돈에 다르빗슈에 대한 미래가치가 들어 있다.

그런데 시즌 초반 다르빗슈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미네소타전에 선발 등판한 다르빗슈는 5⅔이닝 9안타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삼진은 4개에 그쳤고, 4사구가 5개였다. 다르빗슈는 2-2로 맞선 6회말 2사 만루에서 강판했다. 니혼햄 시절 7년 간 55차례나 완투를 했던 다르빗슈로선 아쉬움이 남을 만한 조기강판이었다. 데뷔전이었던 10일 시애틀전(5⅔이닝 8안타 5실점)보다 조금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 내용이다.

비록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다르빗슈가 고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직구 스피드는 나쁘지 않은데, 제구력에 문제가 있다. 다르빗슈의 직구 최고 시속은 150km를 웃돌고 있다. 직구 평균 구속도 140km 중후반이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컨트롤 때문에 어렴울 겪고 있다. 스즈키 이치로에게 3안타를 내줬던 10일 시애틀전 때는 무려 5개의 4사구를 내줬다. 15일 미네소타전에서도 볼넥과 사구로 5명의 타자를 내보냈다. 미네소타전에서는 6회 1사 후 볼넷과 사구를 잇따라 내주고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다르빗슈 또한 제구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15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중에 교체돼 기분이 좋지 않다. 주자가 있을 때 마음먹고 던진 공이 제구가 잘 안 됐다"고 했다.


시범경기 때 부터 다르빗슈는 4사구에 흔들렸다. 3월 14일 클리블랜드전에서 3이닝 동안 4사구 4개를 내준데 이어 3월 20일 밀워키전에서는 4이닝 동안 4사구 4개를 허용했다.

달라진 환경에 아직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반발력이 떨어진 통일구를 사용했다. 빅리그는 통일구에 비해 반발력이 좋은 공인구를 쓰고 있고, 상대 타자도 일본시절보다 파워가 뛰어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일본야구 공인구보다 표면이 미끄럽고, 실밥이 낮아 변화구 구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다르빗슈가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라는 점도 감안해야할 것 같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섰지만 모두 패했다. "시즌 초반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시즌 초반 고전하곤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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