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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도 "잘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확신에 차있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기대 이상이다. 개막 후 7경기 연속안타를 기록중이다. 25타수 10안타로 타율이 무려 4할. 1루 수비도 만점이다. 그가 호수비를 선보여도 팬들은 당연하다는 듯 지나간다. 데뷔 12년 만에 롯데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찬 박종윤의 얘기다.
박종윤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타격폼을 바꿨다. 그 결과 매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되던 높은 공에 대한 공략이 완벽해졌다. 낮은 공만 잘친다고 해서 붙은 별명인 '팡야'(온라인 골프 게임 명칭. 박종윤의 스윙이 골프스윙가 비슷하다고 해 붙은 별명)는 지금 같은 스윙이라면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져야 할 듯 하다.
그렇다면 박종윤의 타격폼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일단 작년까지의 타격은 크로스 스탠스가 중심이 됐다. 타석 바깥쪽 먼발치에서 자세를 잡고 공이 들어오면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타격을 하는 방법이다. '타석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바깥쪽 공을 어떻게 칠까'라고 생각을 한 팬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이렇게 몸의 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타격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때 공을 치는 순간 오른발은 3루쪽을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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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박종윤의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도전은 대성공이다. 물론 피나는 그의 노력이 있었다. 박종윤은 "사이판,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새로 바뀐 타격폼을 몸에 체득하기 위해 정말 셀 수 없는 스윙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12년 프로생활을 하면서 왜 진작 지금과 같은 폼으로 타격을 하지 않았을까. 여기에는 안타까운 속사정이 숨어있었다. 박종윤은 "나는 그동안 백업 선수였다. 타격감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타로 나가 안타, 홈런을 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면서 "극단적인 크로스 타격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그 이유다. 일단 대타로 나가면 공을 방망이에 맞히는게 급선무였다. 자신있는 호쾌한 스윙, 그런 것은 나와 거리가 먼 얘기였다"고 밝혔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크로스 스탠스로 타격을 하면 어깨가 빨리 열리지 않기 때문에 컨택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단, 몸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높은 공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수 밖에 없었다. 공을 때리는 순간 자신이 가진 힘을 모두 방망이에 전달하기도 힘들었음은 물론이다.
2012 시즌은 박종윤에게 기회였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며 일찌감치 주전 1루 자리를 보장받았다. 마음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타석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새롭게 부임한 박정태 타격코치가 오픈 스탠스로 타격폼을 바꿔볼 것을 권유했다. 박종윤 본인도 맞히는데 급급하지 않고 마음껏 방망이를 휘둘러 보고 싶었다. 그렇게 마음의 짐을 덜어내자 연습경기, 시범경기부터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종윤은 "아직 멀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아 매경기 안타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이어졌다. 최근 주변에서 "경기 잘보고 있다. 힘내라"라는 응원을 많이 해줘 더욱 힘이 난다고도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딱 박종윤에게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