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최희섭, '보더라인' 공략 능력 보였다

기사입력 2012-04-17 21:16


볼을 쳐서 적시타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 날이었다. KIA 최희섭이 17일 목동 넥센전 3회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린 뒤 1루에서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타자의 기본 가운데 하나는 선구안이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그에앞서 더 근본이 되는 건 컨택트 능력이다. 제아무리 선구안이 좋아도 배트에 공을 맞히지 못하면 헛일이다.

LG의 '큰' 이병규는 예전부터 '배드볼 히터'로 유명했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공에 배트가 워낙 잘 나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볼을 쳐서 안타로 만드는 능력에 있어선 이병규가 대표적인 사례다.

KIA 최희섭이 17일 목동 넥센전에서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날 외견상 성적은 4타수 1안타로 평범한 것 같지만, 3회에 기록한 적시타가 결승타가 됐다. 1-1로 팽팽한 3회초 2사 2루에서 넥센 선발 강윤구의 바깥쪽 높은 공을 정확하게 밀어쳐 좌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엄격한 최희섭의 변신?

최희섭이 친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코스로 들어왔다. 그래서 이날의 적시타가 더욱 의미가 있다.

최희섭은 그간 이병규와는 상반된 스타일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최희섭은 이병규와 같은 '배드볼 히터'가 아니었다. 스트라이크존과 볼에 대한 구분을 엄격히 적용하고, 본인이 확실히 스트라이크라고 판단할 때 외에는 절대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이날은 볼을 쳐서 안타를 만들었으니 평소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예전 같으면 배트를 내지 않고 기다렸을 코스였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 요구와 무단이탈이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팀으로 돌아온 최희섭은 당초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해외 전훈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한 채 따로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과연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최희섭은 최희섭이었다. 지난 10일 홈개막전에 맞춰 1군 엔트리에 올랐다. 그후 차곡차곡 안타를 치더니 지난 15일 잠실 LG전에선 마수걸이 홈런도 터뜨렸다. 이날 넥센전에 들어가기 전까지 타율 4할4푼4리, 1홈런, 6타점으로 좋은 모습이었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최희섭은 "요즘 심리적으로도 편하고 잘 지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좋은 컨디션을 증명한 장면이 바로 3회의 적시타였다. 편하게 툭 하고 휘두른 것 같지만 좋은 안타로 연결됐다.

보더라인 공략의 의미

지난 2004년 최희섭이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일 때 잭 맥키언 감독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최희섭은 참을성 있게 공을 잘 기다린다. 하지만 때론 스트라이크존의 언저리 경계선으로 오는 공에도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가야 한다. 경계선에 들어오는 공을 쳤을 때 2루타가 오히려 많이 나오기도 한다."

최희섭은 당시 타석당 공을 보는 개수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매일매일 말린스가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보면, 최희섭이 내셔널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타석당 공개수가 5,6번째로 많은 선수로 나타났다.

하지만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고 해서 좋은 성적이 난 건 아니었다. 보다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하다는 게 맥키언 감독의 조언이었다.

적어도 이날 넥센전에서의 최희섭은 옛 맥키언 감독의 조언을 떠오르게 만들 만큼 적극적이었다. 향후 최희섭이 이같은 타격을 이어간다면, 때론 '배드볼 히터'로서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면, 한층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목동=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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