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첫승, 앞으로 기대효과는?

최종수정 2012-04-27 10:42

26일 오후 광주 무등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6회말 이용규 타석 때 주심의 볼 판정에 웃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4.26.


'이제 불지를 일만 남았다.'

특급 에이스 류현진(한화)가 마침내 웃었다.

류현진은 26일 KIA와의 원정경기서 7이닝 동안 3안타 1볼넷에 그치는 대신 삼진 11개를 몰아치는 호투를 펼치며 올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4경기 만에 나온 가뭄 속 단비같은 첫승이었다. 그동안 류현진이 부진했던 게 아니었다. 팀의 에이스로서 전혀 부족함 없는 피칭을 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불운을 겪다가 얻은 첫승이라 더 소중했다.

에이스의 귀환에 야구보는 재미도 덩달아 높아지기 시작했다. 류현진의 이번 1승은 단순한 첫승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 승수쌓기에 시동을 건 류현진이 본격 가세함으로써 투수경쟁 체제는 물론 최하위 한화의 반전 레이스에 힘이 실리게 됐다. 류현진의 첫승 효과는 상상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투수 타이틀 경쟁 이제 시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서 그런지 그동안 투수 부문 경쟁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시즌 개막전에 최대이슈로 부각됐던 류현진-윤석민(KIA)의 에이스 경쟁이 슬로 스타트를 하는 사이 임태훈(두산) 류택현(LG) 이용훈(롯데·이상 3승)이 토종의 자존심을 살렸다. 이들을 제외하면 나이트(넥센), 주키치(LG), 유먼(롯데), 니퍼트(두산) 등 외국인 선수들이 투수 판도를 주도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1승 신고로 투수경쟁 판도는 혼전으로 빠져들게 됐다. 26일 현재 류현진은 그동안 선발 출전한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3경기나 된다. 이처럼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온 류현진은 이번 KIA전 8대0 완승으로 평균자책점을 0.90으로 급감시키며 임태훈(0.53)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다승 부문에서는 이제 1승을 챙겼기 때문에 공동 12위에 그쳤지만 다승 선두와 2승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평균자책점에서 독보적인 임태훈이 류현진보다 1경기 덜 출전한 점 등을 감안하면 순위 역전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대신 탈삼진 부문에서는 류현진이 여유있게 앞선다. 38개를 기록한 그는 막강 라이벌 윤석민(33개)을 5개차로 따돌렸다. 이닝수 부문에서도 류현진(30이닝)은 니퍼트(28⅓이닝)를 제치고 선두에 오르며 강철 어깨로 무장한 '이닝이터'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탈삼진에서 경합중인 윤석민과 류현진은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부문에서도 1위(0.64), 2위(0.83)를 다투는 데다 승수까지 같아져 본격적인 지존경쟁을 알리게 됐다. 올시즌 류현진은 개인 최고의 해로 기억하는 2010년(당시 16승)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에도 승수를 제외한 모든 기록에서 향상된 모습이다. 류현진의 기지개는 투수 전쟁의 선전포고였다.


한화, 든든한 보약 먹게되나

한화의 팀 성적은 류현진의 성적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류현진을 '소년가장'이라고 부른다. 올시즌 초반부터 최하위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화에게는 류현진의 첫승 효과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지난해의 기분좋은 기억을 되살리면 이제부터 반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화의 올시즌 초반 페이스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지난해에도 초반부터 연패를 거듭하며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더욱 답답한 것은 류현진의 때늦은 첫승이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4경기 만에 첫승을 신고했다. 롯데와의 시즌 개막전부터 실패한 것도 작년과 올해 모두 똑같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해 류현진의 첫승 이후 달라졌다. 작년 4월 20일 롯데전에서 류현진의 첫승이 나오기 이전까지 한화는 3승10패 승률 2할3푼1리로 꼴찌였다. 그러나 류현진의 첫승을 기점으로 4월말까지 승률이 3할3푼3리(3승6패)로 호전되더니 5월 한 달 동안에는 무려 5할 승률(13승13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상승세는 계속 이어져 6월에는 승률이 5할4푼5리(12승10패)로 솟아오르며 포스트시즌 희망을 높였다. 하지만 류현진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7월 들어 3할7푼5리(6승10패)로 급감하며 결국 분루를 삼켜야 했다. 1년전의 페이스를 생각하면 류현진의 첫승은 한화 구단에게 반전의 신호탄인 셈이다.
최만식 기자 kildongh@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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