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찬호 5일 만에 등판한 이유

기사입력 2012-04-29 17:20


29일 오후 청주종합운동장에서 2012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한화 박찬호가 넥센 김민우의 파울 타구를 가리키고 있다.
청주=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4.29.


한화 박찬호가 5일 만에 등판하는 강행군을 감내했다. 그러고도 호투했다.

하지만 중간계투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 때문에 시즌 2승째를 놓치고 말았다.

박찬호는 29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시즌 4번째로 선발 등판했다.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등판이었다. 팀은 다시 2연패에 빠져있었고, 상대 넥센은 파죽의 6연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발이었지만 소방수 역할도 해야 했다. 넥센은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만들어내는 등 방망이에 불이 붙을 대로 붙어있었다.

상대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팀을 구해야 하는 임무만 해도 부담스러운데 올시즌 처음으로 4일 휴식 뒤 등판했다.

한화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이날 박찬호를 5일 만에 등판시키는 강수를 두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한 감독은 "박찬호의 오늘 등판은 24일 KIA전이 끝난 뒤 사실상 확정됐다"고 말했다.

사실 한 감독은 박찬호의 등판일정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 외국인 투수 배스가 기량미달로 2군으로 빠진 까닭에 4명 선발자원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한화다.

당초 한 감독은 노장 박찬호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5일 휴식 뒤 등판하는 원칙 만큼은 반드시 고수하고 싶었다.

하지만 배스 공백이라는 돌발변수가 생긴 데다. 마땅히 선발에 올릴 대체 투수가 없었다. 기대했던 김혁민과 유창식이 불펜에서도 제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4일 휴식 뒤 등판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감독은 24일 KIA전을 마친 뒤 선발 등판했던 박찬호에게 "4일 쉬고 던져도 괜찮겠어?"라고 물었다.

박찬호는 주저하지 않고 "괜찮습니다. 미국에서도 4일 쉬고 던진 적이 많았는데요"라고 대답했단다. 한 감독은 4일 휴식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박찬호의 자세에 고마우면서도 고민을 멈추지 못했다. 24일 KIA전에서 가장 적은 이닝(4이닝)을 소화하면서 가장 많은 공(96개)을 던진 터라 4일 휴식이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았다.

이 때문에 한 감독은 27일 넥센전을 기준점으로 잡았다. 만약 이 경기에 승리하면서 3연승으로 이어진다면 박찬호의 등판 일정을 한 템포 늦출 생각이었다. 하지만 패하는 바람에 당초 결심을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

한 감독은 "28일 넥센전은 변수가 되지 않았다. 이미 박찬호가 선발 준비에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에 이기든, 지든 박찬호는 예정대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등판한 박찬호는 "4일 휴식 등판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처럼 이날 넥센전에서 별 문제가 없었다. 주종을 이룬 직구 최고 시속은 148㎞까지 찍었고, 최고 시속 139㎞에 달하는 슬라이더와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2회까지 41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을 하는 등 다소 제구가 안되는 모습이었지만 이후 5회까지 땅볼(총 10개)을 유도하는 솜씨를 앞세워 위기 앞에서 강한 모습이었다.

박찬호는 이날 5이닝까지 3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총 86개를 던졌다. 24일 KIA전에서 다소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고 4일 밖에 쉬지 못했기 때문에 효율성을 기한 것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팀이 2-1로 앞선 상황으로 승리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두 번째 투수 안승민이 6회 넥센 강정호에게 투런포를 맞는 바람에 승리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이후 한화가 재역전에 성공하면서 6대3으로 승리, 2연패 탈출에 성공하자 박찬호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청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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