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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LG와 두산이 만났다. 4일 잠실에서 벌어진 올시즌 첫 라이벌전. 평일임에도 잠실벌에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온라인 예매분 2만4000장은 일찌감치 동이 났고, 이날 현장 판매분 3000장이 판매 개시 35분만에 모두 팔렸다. 홈팀 LG의 시즌 5번째 매진. 평일로는 3번째 매진이었지만, 이전 매진일이었던 4월11일(수·롯데전)과 5월1일(화·한화전)은 각각 총선거일과 근로자의 날로 직장인들의 휴일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이날이 LG의 올시즌 평일 첫 만원관중이었다. 홈팀 LG의 오른쪽 관중석은 빨간색, 원정팀 두산의 왼쪽 관중석은 흰색 막대 풍선이 물결을 이루며 경기전부터 응원전이 뜨거웠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지만, 이날은 상다리가 휘었다. 양팀 선수들은 미세한 플레이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5월의 포스트시즌'을 완성했다.
들이대기 신경전?
이기기 위해 몸을 바쳤다. 포스트시즌에서나 나올법한 육탄 플레이가 속출했다. 두산은 1-0으로 앞선 2회 1사 2,3루서 1번 이종욱이 볼카운트 1B2S에서 이승우의 몸쪽 137㎞ 직구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았다. 그러나 이영재 구심은 일부러 팔을 갖다댔다고 판단해 '볼' 선언을 했다. 1루로 뛰어 나가던 이종욱은 쑥스럽게 웃으며 다시 타석에 섰다. 이때 두산 김진욱 감독이 뛰어나가 어필을 했다. 작은 상황 하나에도 감독이 뛰어나올 만큼 분위기는 달아 있었다. 두산이 4-1로 앞선 4회초 비슷한 장면이 또 나왔다. 두산 선두 허경민이 이승우의 몸쪽 공에 팔꿈치를 맞았다. 이 구심은 사구를 선언했다. 리플레이 화면상으로도 허경민이 공에 일부러 맞을 의도는 없어 보였다. 이번엔 LG 김기태 감독이 뛰어 나갔다. 김진욱 감독과 마찬가지로 고의성 여부에 대한 어필이었다. 이날 나온 4사구는 두산 7개, LG 4개였다. 돌덩이같은 야구공을 맞고라도 살아나가겠다는 승부욕이었다.
명승부를 만들기 위한 필수요소, 호수비도 줄을 이었다. 두산은 6-2로 앞선 7회 선발 김선우에 이어 노경은이 등판해 안타와 연속 볼넷 3개 등으로 1점을 주고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어 LG 왼손 이진영이 타석에 섰다. 이진영은 노경은의 몸쪽 공을 잡아당겨 우측으로 총알같은 직선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두산 2루수 허경민이 제비처럼 날아올라 손을 쭉 뻗어 타구를 낚아챘다. 안타가 됐다면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1점차로 좁혀질 수 있는 상황. 헬멧을 패대기치며 아쉬움을 표한 이진영에게 유지현 코치가 다가와 어깨를 주무르며 진정시켜야 했다. 8회 두산 공격때는 선두 이원석의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LG 우익수 양영동이 몸을 날리며 잡아냈다. 양영동은 9회에도 두산 허경민의 안타성 타구를 앞으로 달려나가 몸을 날리면서 잡아내며 묘기를 이어갔다. 두산 우익수 이성열은 8회말 LG 정성훈이 친 키를 넘길 듯한 타구를 점프해서 잡아내기도 했다.
더 뜨거웠던 명품 변화구 경합
두산 선발 김선우와 LG 선발 이승우는 모두 변화구에 능하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무기로 김선우는 슬라이더, 이승우는 슬라이더와 싱커를 결정구로 던진다. 6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올린 김선우는 84개의 투구수 가운데 슬라이더를 34개나 던졌다. 5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132~139㎞의 빠른 슬라이더로 대량 실점을 막았다. 이승우 역시 1,2회 제구력 불안으로 4점을 줬지만, 3회 이후 슬라이더와 투심을 앞세워 두산 타자들을 잠재웠다. 6회 1사까지 추가 실점을 막은 이승우는 5⅓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