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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핵잠수함, 넥센 김병현이 국내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하지만 경기 뒤 만난 김병현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갑자기 점수차가 벌어져 나가게 됐다. 7회말쯤부터 몸을 푼 것 같다"고 했다. 첫 등판에 대한 소감을 묻자 "점수를 줬으니 잘 던진 건 아닌 것 같다"며 "긴장하지는 않았다. 마운드에 오를 때 기분이 좋았고, 재밌었다"며 웃었다.
LG 벤치는 김병현을 상대로 왼손타자 이대형 양영동을 연속으로 대타로 냈다. 언더핸드 투수의 공을 오래 볼 수 있는 좌타자의 경우 시각과 스윙궤도 면에서 우타자보다 옆구리 투수의 공에 대처하기 쉽다.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이 선발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당연히 넘어서야 할 과제다.
김병현은 이대형과 김일경에게 볼카운트 0B2S에서 안타를 맞았다. 유리한 카운트였지만 김병현은 정면 승부를 했다. 이유가 있었다. 김병현은 "직구 직구로 가다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스플리터를 던졌는데 그게 안 떨어졌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스플리터를 던지니 안 먹히더라"고 밝혔다. 이어 "LG타자들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볼카운트 0B2S에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더라. 스플리터가 밋밋하게 떨어지니 맞을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병현은 유리한 카운트에서 자신있게 새 무기를 테스트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점검의 연속이었다.
스플리터를 테스트한 이유는 바로 보직 때문이다. 김병현은 "아직 선발로 던질지 불펜으로 던질지는 모른다. 긴 이닝을 던지려면 스플리터를 꼭 던져야 한다. 그래서 테스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안타를 허용한 뒤 김병현은 서동욱을 1루 앞 땅볼, 김태군을 투수 앞 땅볼,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특히 김태군의 타구는 투구 동작 뒤 잡아내기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오른쪽으로 몸을 급격히 틀어 잡아냈다. 자칫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 역동작이었지만, 호수비를 선보였다. 김병현은 "점수 더 주기 싫어서 잡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1점 더 주면 쪽팔리니까"라고 했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김병현은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낸 슬라이더에 만족했다. 직구는 물론, 체인지업도 1개 섞었는데 타이밍 뺏기엔 괜찮았다고 했다. 김시진 감독은 "다양한 볼을 던지면서 테스트했다. 오늘 경기는 연습의 일부분이다.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태 코치 역시 "안타 맞을 때까지 몸이 덜 풀려서 자기 공을 못 던졌다. 이후에 괜찮은 피칭을 했고, 오늘 같이 한 두번의 불펜테스트를 마친 뒤 감독님과 상의해 선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