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KBO 4차 이사회가 열렸지만 9구단 NC 다이노스의 내년 1군 진입만 결정됐고, 10구단 승인 안건은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2000년 초반 SK 계열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경험담이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는데 강연자로 나온 회사 고위직 인사로부터 프로야구와 관련된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 간부가 "우리 회사가 프로야구를 하게 됐습니다. 왜 하는지 아십니까? 이거 순전히 등떠밀려 하는 겁니다. 정치권에서 야구단 하나 맡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으니 어쩔 수 없는거죠"라고 말했다 한다. 쌍방울이 해체된 뒤 SK 와이번스가 2000시즌부터 리그에 참여했었다.
SK가 스타트 시점에선 별 의지없이 억지로 야구단을 떠안은 것이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평가해보자. SK는 효율적인 야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프로야구가 SK란 기업과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매우 크다고 여겨진다. 흥이 나지 않는데 기업 총수가 중요 순간에 문학구장을 찾을 리 없다. SK는 현재 10구단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여건은 성숙됐는데
현대 유니콘스가 사라진 뒤 2008년부터 히어로즈가 프로야구에 참가했다.
SK 와이번스와 히어로즈가 탄생한 시점의 공통점이 있다.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자발적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기업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프로야구는 8번째 회원사를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12년 전에는 정치권의 입김 덕분에 대기업을 끌어들였고, 2008년에는 기존 회원사들이 떨떠름해하면서도 여론과 8구단 체제의 당위성 때문에 대기업이 아닌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입성을 승인했다.
지금 10구단과 관련해선 또다른 상황이다. 최근 몇년간 프로야구의 빛나는 성장 덕분에 야구단 창단 의지를 보이는 기업이 확실히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수원시의 경우엔 창단 기업에게 파격적인 메리트를 보장하며 야구단을 유치하려 노력중이다.
그런데 이번엔 기존 회원사들중 일부가 반대하고 있다. 선수수급 문제, 경기력 저하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결국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8개 구단 체제일 때 회원사들이 얻게 되는 유형무형의 이득이 가장 크다는 이른바 '황금분할론'도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그 이면에는 "결국 넥센이 언젠가는 버티지 못하고 팀을 내놓을 것이다. 그때 대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정서까지 포함돼있다.
경기력 저하? 그래도 지금은 늘릴 때다
NC를 포함해서 9개 구단 가운데 10구단 승인을 반대하는 팀이 3~4개 있다고 한다. 우선 이들의 논리 가운데 경기력 저하 문제는 엄밀히 말하면 타당한 측면도 있다.
지금도 일부 경기에선 프로야구 레벨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 낮은 플레이가 눈에 띈다. 구단이 늘어나면 당장의 경기력 저하는 분명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처음엔 기량 미달 플레이가 많아지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리그 전체의 수준이 다시 상향조정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지금은 경기력 저하를 감내하고 양적 팽창을 시도해야 할 시기다. 기회가 언제나 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10구단까지만 생기면 된다. 일각에선 하루빨리 12개 구단까지 늘어나 양대리그를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구수와 경제규모를 감안했을 때 10개 팀이면 한계라는 게 KBO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일본처럼 연간 144경기 가운데 120경기를 같은 리그와 붙는 양대리그 방식은 흥미를 떨어뜨린다. 10개 팀으로 양대 리그를 해서 인터리그를 전체 경기수의 40% 이상으로 책정하든가, 아니면 그냥 10개 팀을 단일 리그에서 일렬로 줄세우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다.
결국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할 단계다. 9구단 체제의 리그는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9구단 체제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는 구조다. 짝수구단 체제가 갖춰져야 돈이 된다는 걸 모든 구단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몇몇 구단이 10구단 승인에 반기를 드는 건, 분명 상식과는 배치되는 일이다.
다음 이사회에선 표결 강행도 고려해야 한다. NC를 포함한 9개 구단과 KBO 총재까지 합하면 표결권은 10표다. 찬성 7표가 나오면 3분의2 이상 규약에 따라 10구단은 승인될 수 있다. 회사원들이 부서 회식 장소 정할 때도 만장일치가 안되는데, 이같은 안건을 굳이 보기 좋은 모양새로 진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