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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포수 사관학교다.
최재훈의 진가는 번개 송구다. 공을 미트에서 빼서 던지는 동작이 대단히 빠르고 민첩하다. 1m78, 76kg의 체구. 포수에게 크지 않은 몸은 단점이자 장점이다. 예민한 투수는 몸이 작은 포수가 앉는걸 싫어한다. 타깃이 작게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몸집이 큰 포수보다 기민한 동작이 가능하다. 최재훈은 장점 극대화에 성공했다. 신예임에도 불구, 송구 동작의 간결함은 8개 구단 통틀어 그를 능가할 자가 없다. 11,12일 KIA전 2경기에서 그의 가치가 한껏 발휘됐다.
11일 경기전 김진욱 감독은 "최재훈이 어제 경기(10일 SK전) 9회 임재철의 끝내기 3루타 전에 발판을 놓는 좌전 안타를 때렸다. 엔돌핀이 돌았을 때 이어서 뛰어보게 하려한다"며 선발 출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최재훈을 앞세운 김 감독의 속내는 최근 부쩍 많이 뛰는 KIA 야구에 대비한 조치였다. 김 감독의 대비책은 딱 맞아 떨어졌다. 0-0이던 3회말 KIA 선두 이용규와 김선빈의 2루 도루를 잇달아 저지했다. 김선빈은 경기 후 "분명히 투수(이용찬)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발을 들기도 전에 스타트를 끊어서 '살았구나'했다. 그런데 포수의 송구가 생각보다 빨랐다"며 황당해 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1루 주자는 스타트를 끊는 순간 아웃인지 세이프인지를 직감으로 안다. 늦었다 싶으면 송구가 잘못 날라오기를 바라면서 뛴다. KIA 주자들이 조금 놀랐을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이쯤 되니 다음날 12일 경기에서는 KIA주자들의 움직임이 신중해졌다. 내로라하는 준족들이 선뜻 도루 시도를 하지 못했다. 도루 시도는 딱 1차례, 결정적인 순간에 이뤄졌다. 7-8로 바짝 추격한 7회말 2사 1루. KIA 최고 준족인 대주자 신종길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해봤지만 역시 최재훈의 번개 송구에 태그 아웃. 역전을 향한 KIA의 기세가 꺾이는 순간이었다. 이틀에 걸쳐 KIA가 자랑하는 이용규 김선빈 신종길 윤완주 등 준족들이 모두 최재훈의 강철 어깨에 고개를 떨궜다.
최재훈은 원래 어깨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간결하고 빠른 송구 동작은 아니었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완성됐다. "이토, 고정식 코치님의 지도로 턱을 붙이고 주자가 달려오는 방향인 2루 베이스 오른쪽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던지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앞으로 나가면서 던지던 송구도 일어난 자리에서 바로 던지는 훈련을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12일 현재 최재훈의 도루저지율은 5할(8번 저지/16번 시도). 주목할만한 새로운 '어깨'의 등장. 그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한 상대 팀의 활발한 주루 플레이를 볼 기회는 드물 것 같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