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무명들의 깜짝 반란이 팀에 활력이 된다

최종수정 2012-05-13 11:54

KIA와 두산의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1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1사 1루 KIA 안치홍 타석때 1루주자 김선빈이 두산 포수 최재훈의 송구로 2루 도루를 실패하고 있다. 두산 2루수는 허경민. 최재훈은 3회에만 두번의 도루저지를 기록했다.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5.11/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어떤 수준이나 단계에 오르기 위해서는 미친듯이 몰두해야 한다. 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팀이 상승모드로 돌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전들도 고른 활약을 해야 하지만 때로는 기대밖의 선수들이 좀 '미쳐줘야' 할 때가 있다. 단기전에서 '미친 선수가 나와야 이긴다'는 이치는 정규시즌에서도 때때로 설득력을 지닌다. 최근 프로야구판에서는 '미친 선수'들이 종종 보인다.


넥센-KIA
기아 윤완주.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2012.5.5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KIA의 신인 내야수 윤완주다. 지난해 8월25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윤완주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KIA가 10번째로 호명한 인물, 전체로는 90번째가 돼서야 겨우 이름을 불렸기 때문이다. 스포트라이트가 온통 전체 1순위 하주석이나 팀의 1지명 박지훈에 집중된 순간 윤완주는 '프로에 지명돼 다행이구나'라고 혼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내 이름을 다 기억하게 만들겠다'고.

그런 각오가 최근 '미친 활약'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천금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팀의 주전 3루수 이범호가 허벅지 부상 등으로 1군에 못 올라오는 사이 KIA 선동열 감독은 호타준족형 선수들의 가능성을 여러 각도로 시험했다. 외야수 신종길이나 내야수 홍재호같은 인물들에게 기회를 줬는데, 이들은 예상보다 실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기회는 윤완주에게까지 돌아왔다. 시즌 초 대주자로 간간히 경기에 투입됐던 윤완주는 이제 어엿한 KIA의 주전 3루수다.

지난 5일 광주 넥센전부터 11일 광주 두산전까지 6경기 안타로 좋은 감을 이어간 윤완주는 최근 7경기에서 타율 3할8리(26타수 8안타)에 4도루를 기록하며 테이블세터급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도 여러차례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6일 광주 넥센전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때는 유격수로 위치를 바꿔 어려운 타구를 1루에 정확하게 송구해냈고, 12일 광주 두산전에도 7-8로 추격한 9회초 1사후 두산 2번 정수빈의 내야안타성 타구를 잡고 노스텝으로 1루에 정확히 송구해 아웃을 잡아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판단력, 게다가 강한 어깨가 아니면 잡아낼 수 없는 장면이다. 비록 팀은 1점차로 패했지만, 윤완주의 호수비는 이범호의 공백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두산도 최근 4연패를 탈출한 뒤 다시 11일 KIA 윤석민의 완봉투에 막히며 떨어지려던 분위기를 신고선수 출신 포수 최재훈의 맹활약 덕분에 되살릴 수 있었다. 최재훈은 11일 광주 KIA전에서 3개의 도루를 저지했고, 12일에도 7회말 1점차로 따라붙은 KIA의 상승세를 단 한번의 미사일 송구로 꺾어버렸다. 2사 1루에서 대주자 신종길의 2루 도루를 막아낸 것. 2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신인투수 윤명준이 첫 상대 나지완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대주자로 나온 신종길이 도루에 성공했다면 분위기는 KIA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다. 최재훈의 도루 저지는 홈런 한 방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윤완주나 최재훈 못지 않게 한화 신인 외야수 양성우의 방망이도 미칠 기미를 보인다. 양성우는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3-2로 앞선 8회 2사 만루에 대타로 나와 중전 적시타로 4-2를 만들었다. 그러나 9회초 무사 만루에서 중견수로 나왔다가 손아섭의 타구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며 싹쓸이 2루타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타구가 워낙 낮고 빨라 판단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신인의 미숙함이란 게 원래 그렇다. 때문에 이 장면만으로 비난하기 보다는 타석에서의 씩씩함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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