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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장비 차고 나가야 할까봐요."
정상호는 13일 인천 넥센전에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선발 1루수로 출전했다. 2001년 프로 데뷔 후 올해 이전까지 정상호가 1루수로 나선 것은 딱 두 차례였는데, 모두 2008년 경기 후반 대타로 나왔다가 어쩔 수 없이 수비를 한 경우였다. 2008년 5월14일 인천 두산전에는 8회말 대타로 나와 9회에 1루수를 맡았고, 7월31일에는 대구 삼성전 때 8회초 역시 대타로 나와 8, 9회에 1루를 지켰다. 본인은 "아마추어 때도 1루수를 맡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1루 수비는 정상호에게 낯선 자리다.
그런 정상호를 왜 SK 이만수 감독은 굳이 선발 1루수로 냈을까. 여러가지 상황과 미래를 고려한 기용법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오늘 저쪽(넥센) 선발이 왼손 강윤구인데다 (주전 1루수) 박정권도 잘 안맞고 있어서 정상호를 (1루수로)내보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감독은 "(정)상호도 1루수를 해봐야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 감독이 정상호를 1루수로 기용한 것은 향후 정상호의 활용방식에 대한 실마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SK에는 정상호와 조인성이 포수 엔트리에 포함돼 있다. 그런데 주전 포수는 조인성이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 12일까지 조인성이 포수로 24경기에 나선 반면, 정상호는 8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게다가 베테랑 박경완도 1군 복귀 준비가 완료돼 있다. 이 감독으로서는 향후 벌어질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한 번쯤은 해야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타격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박정권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조금은 담겨있다. 여러 역학 관계속에 1루수로 나서게 된 정상호는 "1루수는 올해 스프링캠프때 몇 차례 연습해본 것이 전부라서 긴장이 된다. 포수용 보호장비를 차고 나가야 할 지 고민된다"며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