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네들은 요즘 탁구공을 치듯이 야구공을 때려요. 나무 배트가 아니라 알루미늄 방망이로 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20% 소화한 17일 현재 넥센은 16승1무14패를 기록, 3위에 올라 있다. 2008년 팀 창단 후 5월에 3위에 랭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센은 주중 롯데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챙겼다. 올시즌 첫 스윕(3연전 전승)을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2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후 지난 40일간 넥센에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
지뢰밭 타선, 쉬어갈 수가 없다
중심타선의 폭발력은 강해진 넥센의 원동력. 그러나 중심타선만 강했다면 올시즌 넥센은 지난해보다 조금 나아진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중심타선 뿐만 아니라 상위타선과 하위타선 구분없이 찬스 때마다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15일 롯데와의 주중 3연전의 첫 경기에서 7번 김민우가 프로 첫 만루포를 터트리더니, 프로 통산 홈런이 4개에 불과한 2번 장기영이 시즌 4호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뽑은 26점 중 12점이 6~9번 타순에서 나왔다.
땜질용 선수가 일을 냈다
올시즌 넥센은 외국인 선수 나이트과 헤켄, 강윤구 문성현 심수창으로 이어지는 5인 선발진으로 출발했다. 5월 들어 심수창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문성현이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 명의 선발요원이 빠졌지만 넥센의 선발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잘 나가는 팀의 특징은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의 맹활약이다. 달리 말하면 뜻밖의 변수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었다는 뜻이다.
에이스인 나이트가 5승, 헤켄이 3승을 거두며 원-투 펀치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심수창과 문성현 대신 뒤늦게 선발로 투입된 김영민과 장효훈이 기대 이상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김영민은 두 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7이닝 1실점,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2승을 챙겼다. 5월 12일 SK전에 선발 등판한 장효훈은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5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빼어난 투수 조련사로 이름난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 코치가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올시즌 31경기 중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게 무려 17차례다. 나이트가 8번의 등판 중 7번, 헤켄이 6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넥센 선발진이다.
선발 투수가 길게 던져주면서 불펜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지난해처럼 전반에 리드하다가 후반에 어이없이 무너지는 일이 줄었다. 또 타선에 힘이 붙으면서 뒤지다가 후반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경기가 많아졌다.
김시진 감독은 요즘 "모두가 함께 잘 해주고 있어 고맙다"는 말을 자주한다. 그만큼 넥센은 투타 모두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최상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18일 삼성전에 첫 선발 등판하는 김병현까지 제 몫을 해준다면,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 것 같다.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