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두산을 상대로 3연전을 싹쓸이했다. 올시즌 첫 스윕에 첫 4연승. 상대가 두산이라 더욱 뜻깊다. LG가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한 건 지난 2009년 7월3일부터 5일까지 열린 홈 3연전 이후 1050일만이다. 주인공은 전날 승리의 주역인 최동수에게 물세례를 했던 이진영이었다.
지난해 경기 도중 펜스에 충돌해 어깨 부상을 입고 한달 이상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이진영에게 수비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이진영은 항상 "막상 공이 오면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고 말한다. 외야수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날도 우측 펜스 끝까지 뛰어가 공을 잡아냈다. 펜스를 두려워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이때까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었지만, 수비에서 확실히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LG는 8회 실책과 폭투로 1점을 내줬다. 결국 돌입한 연장. 이진영은 11회초 자신에게 온 단 한차례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1사 후 오지환과 박용택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이대형의 2루 땅볼로 2사 2,3루 찬스가 왔다. 이진영은 상대 세번째 투수 임태훈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밋밋하게 들어온 체인지업을 가볍게 밀어쳤다. 좌익수 옆으로 흐르는 타구에 두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7-5. 두산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는 결승타였다.
싱글벙글 웃으며 인터뷰를 하던 이진영은 난데없이 물벼락을 맞았다. 팀의 막내 임찬규가 컵에 물을 받아와 얼굴에 정통으로 물을 들이붓고 도망간 것이다. 이진영은 전날엔 임찬규의 역할을 했었다. LG 복귀 후 첫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대선배 최동수에게 양동이 한가득 뜨거운 물을 받아와 뿌린 것이다. 경기 전 그는 "팔이 예전같지 않다. 물이 얼굴로 향하지 않고 가슴팍으로 가더라. 나도 한물갔다"며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번엔 물세례의 피해자가 됐지만, 이진영은 환하게 웃었다. 전혀 기분 나쁠 일 없는 축하세례였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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