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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와 임정우의 선발 맞대결은 두산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 하지만 예상과 달리 LG가 초반 크게 앞서갔다. 하지만 결국 후반인 8회에는 5-5 동점이 됐다. 연장 승부 끝 LG의 천신만고 승리. 명승부처럼 보였던 서울 라이벌전. 5월 들어 극과극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팀은 이날 모두 아쉬운 약점을 노출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지만 두산 타자들은 여전히 돌아갈 줄 몰랐다. 공격 일변도였다. 1회 무사 1,2루. 3번 김현수는 볼카운트 1-1에서 임정우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진루타 실패와 후속타 불발이 이어지면서 선취득점도 무산됐다. 에이스 니퍼트 등판 경기였음을 감안하면 진루타가 아쉬웠던 순간. 2회 무사 1,2루에서는 양의지가 초구를 공략했지만 2루수 앞 병살타로 또 다시 찬스가 무산됐다. 전날까지 두산은 33개의 병살타로 한화(35) 다음으로 많았다.
3번째 무사 1,2루였던 3회말. 김현수는 3B0S에서 임정우의 바깥쪽 공을 힘껏 밀었다. 중견수 깊숙한 플라이. 2루주자 정수빈의 센스있는 플레이로 2,3루로 '결과적' 진루타가 됐다. 중심타자로서의 책임감이 컸던 경기였겠지만 5점 차에서 1개쯤 기다려 주자를 모으겠다는 여유도 필요한 순간이었다.
가까스로 추격한 경기를 결정적 주루 미스로 날렸다. 5-5 동점을 만든 8회 1사 3루에서 오재원의 좌익수 직선타. 3루 대주자 김재호가 리터치를 준비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리드하고 있다가 홈으로 뛰지 못했다. 결승점이 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철저히 짓밟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전성기 시절 SK는 '잔혹한 야구'를 했다. 약점이 보이면 철저히 밟았다. 추격의 불씨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전쟁같은 승부. 크게 앞서도 악착같이 추가점을 냈다. 아예 따라올 엄두조차 못낼 만큼 달아났다. 상대 팀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올시즌 신임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LG 야구는 달라졌다. 근성이 생겼고, 끈끈해졌다. 5월 들어 투-타 안정 속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도 2회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3연승 중인데다 주말 두산전 위닝시리즈를 이미 확보한 상황.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2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5점을 선취했다. 여기까지는 깔끔했다.
하지만 초반 크게 앞서자 다소 느슨한 마음이 찾아왔다. 연패 탈출을 위해 칼을 갈고 있는 두산임을 감안하면 더 세게 몰아붙였어야 했다. 3루-유격수-2루수가 차례로 실책 3개를 범했다. 3회 오지환의 송구 실책과 5회 서동욱의 토스 실책(오심 논란을 일으킬 장면이었지만 서동욱이 미리 전진해 포구했든가, 정확히 송구했어야 하는 상황이 우선이었다)은 실점으로 연결됐다.
3회 무사 1,2루에서 김현수의 좌중간 플라이 타구 처리도 아쉬웠다. 중견수 이대형은 선 자리에서 포구했다. 2루 주자 정수빈이 3루로 스타트를 끊자 송구동작을 일으켜 3루로 던지느라 늦었다. 타구가 높게 떴던 만큼 뛰어나오면서 잡고 그 탄력으로 3루 송구를 했어야 했다. 결국 1사 2,3루로 진루시키면서 실점의 원인이 됐다. 미스 플레이는 끝까지 LG를 괴롭혔다. 5-4로 앞선 8회말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1사 1루에서 양의지의 빗맞은 3-유간 타구가 느리게 굴러갔다. 발빠른 1루주자 이종욱을 의식한 유격수 오지환은 그립을 정확히 못쥔채 2루로 송구하다 공을 1루 관중석까지 흘려버렸다. 1사 2,3루가 됐고 유원상의 폭투로 허무하게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기는 경기를 철저히 이겨 마무리할 줄 알아야 강팀이다. 연승모드일 때 바짝 승수를 쌓아올리는 것 또한 훗날 연패 때 만회를 위한 강팀의 모습이다. 지난 2002년 이후 10년만에 4강진출을 노리는 LG로선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금 더 철저하게 상대를 몰아붙일 줄 알아야 한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