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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는 만들어졌는데, 이기질 못한다. 최근 KIA의 팀 상황은 이렇게 표현된다.
5월 초순까지만 해도 승률 5할 고지에 오르며 변혁의 기세를 품어내던 KIA는 21일 현재 승률이 딱 4할(12승2무18패)로 1할이나 떨어졌다. 특히 지난 주에는 대구와 부산으로 옮겨다니는 원정 6연전에서 1승5패로 쓴맛을 봤다. 시즌 초반에 생겼던 위기 상황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까. 혹은 KIA에 또 다른 악재가 생겼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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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팀 상황을 조금만 차분히 살펴보면 악재보다는 오히려 호재가 많이 발생한 시기였다. 신인 듀오 윤완주와 박지훈 그리고 2년차 이준호 등 신참들은 여전한 파이팅을 보여준데다 이용규 김선빈 안치홍 최희섭 나지완 등 주전들도 지난 1주일의 타격감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 김선빈이 기록한 2할5푼(6경기 24타수 6안타)이 주전 가운데 최저타율이었다.
게다가 추가 호재도 발생했다. 선 감독이 그토록 기다렸던 이범호가 드디어 팀에 돌아와 타순을 지켜준데다 좌완투수 양현종도 1군에 합류해 선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추가로 부진하던 외국인 투수의 교체 소식도 들려왔다. 마치 주식시장으로 치면 회사 안팎으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크고작은 여러 호재가 연이어 발생한 것과 같다. 그런데 주가는 이상하게 곤두박질 치는 형국이다. 이런 여러 호재들에도 불구하고 팀이 이기지 못한다.
선취점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선발진 조기강판
팀의 패배에 대한 결과론적인 지적은 여러방향으로 나올 수 있는데, 현 상황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는 점은 바로 '선발야구의 실종'이다. 지난 주 KIA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김진우-서재응-윤석민-앤서니-심동섭-김진우 순서로 선발로테이션을 가져갔다. 썩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순번이었다. 에이스인 윤석민이 1차례 밖에 나오지 못하는 데다 아직은 선발로서 확실한 신뢰를 쌓지 못한 김진우와 심동섭이 무려 3번이나 선발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선 감독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최근 박지훈과 라미레즈가 불펜에서 힘을 실어준 덕분에 선발이 적어도 5이닝 정도만 버텨주면 살아나기 시작한 타선의 힘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이다. 지난주에 거둔 유일한 1승인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이 바로 선 감독의 계획이 들어맞은 경기였다. 이날 선발 서재응이 2⅓이닝 만에 강판된 점이 옥에 티지만, 어쨌든 선 감독의 계획대로 불펜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타선이 역전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런 기분 좋은 일은 반복되지 않았다. KIA 선발들은 여전히 조기강판 릴레이를 펼쳤다. 6경기에서 선발진이 소화한 이닝은 겨우 21⅔이닝으로 경기당 채 4이닝이 못됐다. 선발진의 주간 평균자책점은 무려 9.14. 이런 상황이니 팀의 초반 선취점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KIA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경기 연속으로 1회초 선취점을 뽑았지만 최종결과는 1승3패 밖에 되지 않았다. 문제는 결국 선발에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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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윤석민이나 류현진과 같은 에이스라도 1년 내내 잘 던질 수는 없다. 통상적으로 1선발들이 30차례 선발로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이 중 절반, 즉 15승만 거둬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15번은 부진했거나 혹은 잘했어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할 수 있다. 선발이란 그만큼 예민하고 어려운 자리다.
때문에 최근 KIA 선발진의 연쇄 부진현상에 대해서도 절망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다. 6경기를 나눠치른 5명의 선발 중 퇴출이 확정된 앤서니를 뺀 4명의 토종 선발들 가운데에서는 일시적으로 제구력이나 밸런스가 흔들린 투수도 있고, 선발로서의 기량이 아직은 모자란 투수도 있다. 한 두 경기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뜻이다. 특히 심동섭이나 김진우 등 선발 경험이 적거나 오랜만에 선발을 하는 투수들은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는 것 자체로도 격려를 해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선 감독도 이들의 부진을 아쉬워할 뿐 비판하지는 않는다. 현재로서는 비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재능의 개화를 기다려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선 감독이 준비한 해법은 새 인물의 수혈이다. 일단 현재 불펜에 합류해 있는 양현종이 앤서니 대신 선발진에 합류한다. 여기에 헨리 소사의 입단이 확정되면 그 역시 선발로 투입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김진우는 불펜에서 힘을 싣게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종된 KIA의 '선발야구'를 되찾기 위한 해법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