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 KIA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1회 선두타자 황재균의 내야 땅볼 타구를 KIA 김선빈 유격수가 몸을 날리며 수비 했으나 아쉽게 놓치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m.com/2012.5.20
실책은 없었다. 하지만 깨끗한 안타라고 하기도 애매한 2개의 타구가 결국 롯데를 살리고 KIA를 연패의 늪에 빠뜨렸다. 그 속에는 사직구장만의 '홈 어드밴티지'가 숨어있었다.
롯데와 KIA의 경기가 열린 20일 부산 사직구장. 승부를 가르는 두 장면이 있었다. 1회말 롯데의 공격에서 1-0으로 앞선 2사 2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이 친 강한 타구가 유격수 김선빈을 향했다. 김선빈 앞에서 바운드 된 공은 크게 바닥에서 크게 튀며 김선빈의 글러브 위로 지나치고 말았다. 2-0이되며 롯데가 기선을 제압하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장면은 7회였다. 4-5로 쫓기며 위기를 맞은 롯데가 1사 2루의 찬스를 맞았고 이 때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이 친 강한 땅볼 타구가 이번엔 2루수 윤완주에게 갔다. 윤완주 앞에서도 강한 바운드를 일으킨 공은 결국 우익수 앞으로 굴러갔고 롯데는 쐐기점을 얻을 수 있었다. 두 타구 모두 안타로 처리됐다. 하지만 '이 타구를 잡아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분명히 남는 타구들이었다.
부산 사직구장은 올시즌을 앞두고 그라운드 흙을 교체했다. 시범경기에서는 "너무 무르다"라는 불평이 쏟아졌고 긴급조치를 취한 개막 후에는 "너무 딱딱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 별 도리가 없었다. 롯데와 부산시도 나름 노력을 했지만 딱딱한 그라운드가 적당히 물러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시간이었다.
일단 사직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롯데 선수단 내부에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좋지 않은 땅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야해 불리하다는 의견과 오히려 적응을 하기 때문에 그라운드가 생소한 원정팀 선수들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치러진 경기를 지켜봤을 때는 후자의 의견이 더욱 설득력있어 보인다.
지난 주중부터 열린 넥센, KIA와 치른 6연전을 돌이켜보자.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 개수를 떠나 롯데 선수들 보다는 원정팀인 넥센, KIA 선수들의 내야 수비가 훨씬 불안해보였다. 실제로 두 팀의 내야수들이 경기 중 만난 롯데 선수들에게 "어떻게 이런 땅에서 수비를 하느냐"며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반면, 롯데의 내야수들은 마치 공이 튀어오를 것이라는 것을 아는 듯이 날아드는 공에 글러브를 척척 갖다댔다. 애매한 타구는 일단 몸으로 막아놓고 다시 잡아 송구를 하기도 했다. 물론 롯데 선수들도 이 경지에 오르기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프로 스포츠에서 홈팀에 대한 어드밴티지가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기를 자세히 지켜보면 홈팀이 수비를 하기 전에 내야 그라운드 정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응원으로 원정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것도 일종의 홈 어드밴티지다. 하지만 사직구장과 같이 정비되지 않은 시설이 엉겁결에 홈팀에 어드밴티지로 작용한다는 것은 안타깝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