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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출범한 프로야구 8개 구단의 막내 넥센 히어로즈는 기존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이질적인 존재이다. 나머지 7개 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데, 넥섹은 구단 자체가 기업이다. 올 해 운영비가 200억원대 초반이니, 중소기업 중에서도 작은 규모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즈,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 등 다른 팀들이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 속에 큰 걱정없이 팀을 꾸려가는 반면, 넥센은 매년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광고 유치에 나서야하고, 분주하게 뛰어야 한다. 넥센 구단은 시즌 개막을 전후해 하루 2~3개의 스폰서십 계약 보도자료를 낸다. 선수들의 헬멧과 모자, 유니폼에 수많은 광고가 붙는다. 올시즌 광고 계약을 한 기업이 100개에 달한다.
그랬던 넥센이 창단 5년째인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넥센은 21일 현재 19승1무14패, 승률 5할1푼6리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SK를 1게임차로 압박하고 있다. 콧대 높은 '빅클럽' 삼성, KIA,롯데를 압도하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K-리그로 치면,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이 수원 삼성, FC서울, 울산 현대 등 '빅클럽'을 제치고 선두권을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나머지 7개 구단 모두 넥센의 돌풍이 두렵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와 함께 꼴찌 후보로 꼽혔던 넥센이다. 대기업 간의 대리전, 모기업 오너들 간의 자존심 경쟁이 펼쳐지는 프로야구에 넥센같은 작은 팀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공교롭게도 롯데와 삼성, LG같은 프랜차이즈가 크고 인기가 있으며, 오너 일가의 야구사랑이 특별한 팀들이 '넥센 쇼크'를 경험했다. 롯데는 지난 주말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3연전에서 무려 26점을 내주고 3연패했다. LG는 올시즌 넥센전 5경기에서 1승4패를 기록했다.
넥센의 돌풍의 구단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다.
넥센의 올해 운영비 200억원(추정)은 삼성, KIA, LG 등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팀들의 한 해 예산 350억원(추정)의 57%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과 KIA는 한 해 300억원이 넘는 돈을 모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받아 쓴다. 일부 입장수입을 빼곤 운영비 전액을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구단들도 한 해 300억원 안팎을 쓰고 있다. 이렇게 지원이 풍부한데도 넥센에 뒤지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넥센의 돌풍과 극명하게 대비가 되기에 넥센전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는 것이다.
넥센은 입장권 수입으로 70억~80억원, 각종 광고유치와 중계권료, 마케팅을 통해 120억~130억원을 조달한다. 지난해 운영비 180억원에서 15% 정도 증가한 금액이다.
기업구단 중에서는 롯데와 두산이 모기업 의존도가 비교적 낮다. 롯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며 입장권 판매로 100억원, 마케팅과 중계권료 등으로 약 70억~80억원을 벌어들인다. 150억원 정도가 모기업 지원금이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약 180억원을 모기업으로부터 받는다고 설명했다.
넥센의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기업구단 관계자들은 더욱 초조해질 것 같다. 넥센의 선전이 성적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