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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4번타자가 바뀌었다. 임시조치지만, 효과는 크다.
표면적인 이유는 부진이지만, 이는 김기태 감독의 배려와도 같았다. 김 감독은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여주고자 한다"고 타순 변동 이유를 밝혔다. 웬만해선 4번타자를 바꾸지 않으려 했지만,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몸상태에도 4번 자리를 지켜준 정성훈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시즌 전부터 '해결사형 4번타자론'을 내세우며 정성훈을 4번으로 밀어붙였다. 좌타자 일색의 라인업 중심에 오른손타자를 배치해 중심을 잡게 한다는 생각이 기본이었다. 정성훈은 거포는 아니었지만, 정확한 컨택트를 바탕으로 한 클러치능력을 갖고 있었다. 홈런보다는 타점 생산력을 기대한 것이다.
원래 타격감엔 흐름이 있다. 정성훈은 4월 한달간 타율 3할1푼 7홈런 16타점을 기록하며 오르막을 탔다. 하지만 조금씩 느껴오던 감기 기운이 문제였다. 극심한 감기몸살로 발전했음에도 출전을 강행하다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조금씩 방망이가 맞지 않자 밸런스가 무너져갔고, 결국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느끼게 됐다. 모두가 겪는 타격사이클의 한 흐름이었다.
정성훈은 26일 광주 KIA전에서 결국 4번 자리를 박용택에게 내주고 벤치에서 대기했다. 좌타자 4번 기용은 상대 선발이 우완투수인 소사임을 고려한 조치였지만, 박용택 4번 카드는 실패였다. 매타석 찬스가 왔음에도 4타수 무안타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오른손 4번타자'라는 대원칙으로 돌아갔다. 지명타자 최동수를 전격적으로 4번에 기용했다. 이날 전까지 4번타자로 9타수 1안타에 그쳤던 최동수지만, 최고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또한 1루수 출전이 줄면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던 최동수의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었다. 대타보다 선발 출전 시에 성적이 좋았던 것도 참고 사항이었다.
연패에서 탈출하면서 4번 최동수-6번 정성훈 카드는 성공했다. 시너지 효과다. 정성훈 역시 최근 들어 배트 중심에 공이 맞아나가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타구가 정면으로 향하는 등 불운에 시달리고 있지만, 언제든 타격감이 올라올 수 있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 임시 방편이었지만, 모두를 살리는 적절한 대처가 된 모양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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