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SNS 프로야구 애물단지되나

최종수정 2012-05-30 12:59
발렌티엔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닛폰이 야쿠르트 발렌티엔이 경기중 트위터 사용한 사실을 보도한 홈페이지 캡처화면.
요즘 스마트 시대의 주류로 자리잡은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는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생활화돼 있다.

SNS는 사생활 노출, 왜곡된 정보전달 등 부작용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첨단 커뮤니케이션 매개체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이 '문명의 이기'가 프로야구계에서 애물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화두를 던진 곳은 일본리그다.

일본 야쿠르트는 최근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외국인 외야수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이 경기 중에 트위터를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발렌티엔은 지난 25일 세이부돔에서 벌어진 세이부와의 경기 도중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메시지를 남겼다. 그가 남긴 메시지는 'I wil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로 스스로 각오를 다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가 메시지를 올린 시간이 오후 8시34분, 경기 종료 시간이 8시44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경기 도중에 엉뚱한 짓을 했다는 게 문제가 됐다.

그날 경기에서 발렌티엔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야쿠르트 구단은 이같은 사실을 우연히 메시지를 발견한 구단 직원과 팬들의 지적에 따라 28일이 돼서야 알게됐다.

야쿠르트 구단은 "경기에 임하는 정신자세가 틀렸다. 경기 중 정보기기 사용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며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엄중주의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트위터 사건이 발각되기 전에 성적부진을 이유로 2군으로 강등된 발렌티엔은 "다시는 이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사죄했다. 공교롭게도 28일 임창용이 올시즌 처음으로 1군으로 올라올 때 2군으로 내려간 4명의 선수에 포함된 이가 발렌티엔이었다.


문제는 이번 '트위터 사건'이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야쿠르트의 고위 관계자는 "6월 11일 예정된 NPB(일본야구기구) 실행위원회에서 사과를 한 뒤 다른 11개 구단 측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고 밝혀 NPB 차원에서 경기중 SNS 사용금지 규정 신설 문제가 공론화될 전망이다.

NPB 관련 규정에는 경기 중 덕아웃과 벤치에 정보통신기기를 반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SNS를 금지하는 별도 조항은 없는 상태다.

트위터, 카카오톡 같은 신개념 통신수단이 생겨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4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아지 기엔 감독(현 마이애미 감독)이 퇴장판정을 받은 뒤 트위터를 사용했다가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는 등 트위터가 신종 규정위반 수단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본,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회요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을 통해 경기 시작 후 벤치 및 그라운드에서 무전기, 휴대전화, 노트북 등 정보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위반시 즉시 퇴장되거나 상벌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 이는 사인 훔쳐보기 등 경기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덕아웃이 아닌 뒤쪽 복도나 화장실, 라커룸 등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행위까지 금지하는 조항은 없고, 일일이 감시하지도 않는다. 야구는 특성상 이닝 교체나 공격 대기 때 자유롭게 화장실, 라커룸을 오갈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정보기기 이용과 관련해 적발된 사례는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덕아웃 이외 지역에서 상대팀의 사인 정보 등을 주고 받을 수는 있다.

KBO 관계자는 "덕아웃 이외 지역에서의 휴대폰 사용까지 감시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각자의 양심에 맞길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면서 "SNS 사용금지는 사생활 침해 논란도 불러올 수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