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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때와 똑같은 전율이 느껴졌다."
김광현의 정규시즌 1군 경기 선발 등판은 올해 처음이자 지난해 10월 3일 대구 삼성전 이후 243일 만이다. 그간 김광현은 2010년 겨울에 겪은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한 밸런스 붕괴와 왼쪽 어깨 부상으로 인해 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뇌경색은 매우 경미한 것이라 별다른 신체적 후유증을 남기진 않았지만, 그로 인해 지난해 밸런스가 크게 흔들렸다. 어쩌면 어깨 부상도 그렇게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 투구를 하다보니 발생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김광현은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다. 아픈 어깨를 수술할 것인지 아니면 재활운동으로 치유할 것인지를 두고서였다. 그러나 팔꿈치 수술과는 달리 투수에게 어깨 수술은 자칫 선수 생명을 크게 위협하는 것이 될 수 있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완료되고, 재활을 한다고 해도 이전의 기량을 회복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래서 김광현은 과감히 재활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기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SK의 에이스였던 김광현이 퓨처스리그에서 던진 공은 예전에 비해서는 형편없었다.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12이닝을 던졌는데, 평균자책점이 6.00이나 된 것이다. 김광현은 "솔직히 예전에 비해 공이 안나가는 걸 볼 때 무척 속이 상했었다. 그러나 2군 코칭스태프가 '괜찮다. 안 좋다고 해서 기죽지 말라'고 많이 격려를 해주셨다. 그 덕분에 자신감을 조금씩 되찾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자신감과 구위를 차근차근 끌어올린 김광현은 결국 1군 첫 선발등판에서 5이닝 2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내며 '에이스의 귀환'을 널리 알리게 됐다. 이날 김광현은 어떤 마음으로 마운드에 섰을까.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아프지만 않았으면'하고 던졌다. 1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신인 때와 같은 행복감과 전율이 느껴졌다. 정말 감개가 무량했다." 김광현의 진솔한 심정이 느껴졌다.
김광현은 이어 "결과적으로 수비가 잘 도와주고, 내 뒤의 투수들이 잘 막아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긴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다시 마운드에 선 게 정말 기쁘다. 3회부터는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안아파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이 느낌대로 재밌고 즐겁게 야구를 하겠다"면서 "몸과 머리가 기억하는 예전의 구위에 비하면 오늘은 사실 형편없었다. 만족할 수는 없다. 그래도 좋았던 때를 기억하고 있으니 그것을 되찾아나가야겠다. (내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검게 탄 얼굴의 김광현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밝은 빛을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